혜명(해인)스님
2019. 2. 25. 11:09

-1. 앞잡이인 마음-

제1 대구(對句)의 장
-짝쿠빨라 장로(thera) 이야기-
부처님은 사밧티(사위성) 기원정사에 머무실 적에,
장님 장로 짝쿠빨라와 관련해서 제 1구를 말씀하셨다.
어느 때 짝쿠빨라 장로가 부처님께 귀의하러 기원정사에 왔다.
어느 날 밤 그는 수행하며 천천히 걷다가 본의 아니게 벌레 몇 마리를 밟았다.
아침에 비구 몇이서 짝쿠빨라 장로를 만나러 왔다가 죽은 벌레를 보았다.
그들은 짝쿠빨라를 나쁘다 생각하고 부처님께 일러 바쳤다.
부처님은 그 비구들에게 짝쿠빨라가 벌레를 죽이는 것을 보았느냐고 물었다.
그들이 보지 못하였다 하니,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짝쿠빨라가 살생하는 것을 볼 수 없었듯이,
그도 그 살아있는 벌레들을 볼 수 없었다.
게다가 그 장로는 이미 아라한과를 증득하였기 때문에
살생의 의도를 가질 수 없으며 그래서 전적으로 결백하다."
짝쿠빨라는 아라한인데도 왜 장님입니까 하고 묻자,
부처님은 다음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짝쿠빨라는 전생 중의 하나에 의사였다.
한번은 한 여자환자를 치료하게 되었다.
그 여자환자는 눈만 다 낫게 해준다면 자기 아들과 함께 노예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막상 노예가 될 것이 두려워진 여자환자는 의사를 속였다.
그래서 눈이 완전히 치료되었는데도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의사는 그녀가 자기를 속인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복수로 다른 연고를 주어 눈을 완전히 멀게 만들었다.
이 악행의 과보로 의사는 그 이후의 여러 생에서 눈이 멀게 되었다.
그래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모든 정신적 현상에는 그 앞잡이인 마음이 있다.
마음은. 그것들의 우두머리라네.
그것들은 마음이 만든다.
어느 누가 못된 마음으로 말이나 행동을 한다면, 고통이 그를 따르리.
마치 수레바퀴가 수레 끄는 황소의 발굽을 따르는 것 같이
이 설법이 끝나자, 3만 명의 비구들이 "걸림 없는 분석적 통찰력"(無碍解)과 함께
아라한과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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