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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삶의 행복/🍒자유게시판

스크랩] 신통한 스님의 짚 가마니

by 혜명(해인)스님 2018. 8. 5.

 

 

 

 

古今笑叢(고금소총) 걸작선/神僧藁俵(신승고표)

-신통한 중(스님)의 짚 가마니 

 

 

 

 

村中一寡女 食貧獨居(촌중일과녀 식빈독거)

시골 가운데의 한 과부가 먹기(생활)가 가난하며 홀로 살았는데

 

久守貞節故 名聞傳於遠近(구수정절고 명문전어원근)

오랫동안 정절을 지킨 까닭에 [그] 명성이 원근에 전해졌다.

 

一日日已黃昏 一老僧負鉢囊携錫杖(일일일이황혼 일노승부발낭휴석장)

하루는 날이 이미 황혼인데 한 늙은 스님이 바랑을 메고 석장을 끌며

 

 來叩柴扉 請泊一夜(내고시비 청박일야)

[과부의 집으로] 와서 사립문을 두드리며 한 밤을 쉬기를 청하니

 

寡女出而言曰(과녀출이언왈)

과부가 나가 말하여 가로대

 

貧家無男丁 我獨居一間房矣 其勢難處(빈가무남정

아독거일간방의 기세난처)

저희 집은 남정네가 없으며 제가 홀로 한칸 방에 살므로

그 사정이 난처합니다 (하니)

 

僧曰 日已昏黑 外無人家(승왈 일이혼흑 외무인가)

스님이 가로대, 날이 이미 어둡고 컴컴한데 그밖에 다른 사람의 집이 없으니

 

以慈悲心 以賜一泊則 惠其大爲(아자비지심 이사일박즉 혜기대위)

자비의 마음으로써 하룻밤 쉼을 주면 은혜가 그만큼 크게 될 것이요 (하니)

 

不得已許之後 以麥飯菜羹 精潔供進(부득이허지후 이맥반채갱 정결공진)

[과부가] 부득이 그것(=스님의 청)을 허락한 뒤,

보리밥과 나물국으로써 [스님에게] 정성껏 깨끗이 받들어 올리니

 

僧飢餘飽喫後 臥於溫突之下(승기여포끽후 와어온돌지하)

스님이 배고픈 나머지 배불리 먹은 뒤에 온돌 아랫목에 누웠고

 

主女不解衣裳而 臥於房上(주녀불해의상이 와어방상)

주인 여자(과부)는 옷을 풀지 않고 방 윗목에 누웠는데

 

彼此難寢也(피차난침야)

피차가 잠들기 어려웠다.

 

僧睡熟中 以脚伸掛於主女之脚上(승수숙중 이각신괘어주녀지각상)

스님이 잠이 깊은 중에 다리를 펴서 주인 여자의 다리 위에 걸토 놓자

 

女以兩手恭謹下捨(녀이량수공근하사)

여자가 두손으로써 공손히 삼가며 [스님의 다리를] 아래로 내려 놓았더니

 

少焉又伸其手 掛置於女主之胸上則(소언우신기수 괘치여주지흉상즉)

조금 있다가 [스님이] 또 그 손을 펴서 주인 여자의 가슴 위에 걸터 두자

 

女以兩手恭謹下捨 以困睡中如是也(여이양수공근하사 이곤수중여시야)

여자가 두 손으로써 공손히 삼가며 내려 놓으면,

곤한 잠 중에 이와 같이 한다고 하였다.

 

抵曉 早起炊飯 淡白進供(저효 조기취반 담백진공)

일찍 일어나 밥을 지어 담백하게 올려 바치니

 

僧食後 請藁草數束而 編一俵與之曰(승식후 청고초수속이 편일표여지왈)

스님이 [밥을] 먹은 뒤에 [여자에게] 짚을 여러 묶음(다) 청하여

하나의 가마니를 엮어 그것을 주며 말하기를

 

多夢厚待 玆以禮謝(다몽후대 자이례사)

후한 대접을 많이 입어 이로써 사례한다. (하며)

 

拂袖而去 不知所向(불수이거 부지소향)

소매를 떨치며 가니 [그] 향하여 가는 바를 알지 못하였다.

 

 女見其俵內則 異哉(여견기표내즉 이재)

여자가 그 가마니(스님이 준) 속을 보니, 이상하여라

 

白米滿俵故 移入櫃內後(백미만표고 이입궤내후)

[그 가마니 속에] 백미(흰쌀)가 가득한 고로

 [그것을] 뒤주에 옴겨 담은뒤에

 

回看則 又滿其俵 無時不滿(회간즉 우만기표 무시불만)

되돌아본즉 또 그 가마니가 [쌀로] 가득차서 가득차지 않을때가 없어

 

自此忽成巨富(자차홀성거부)

이로부터 갑자기 큰 부자(거부)가 되었다

 

隣村有多慾之寡婦一人 聞此事(린촌유다욕과부일인 문차사)

이웃 촌에 욕심이 많은 과부 한 사람이 있었는데, 이 일을 듣고

 

自慾爲僧宿後如此矣 苦待僧來(자욕위승숙후여차의 고대승래)

자기도 스님을 재운 뒤에 이와 같이 되고자 스님이 오기를 고대하더니

 

一日夕陽老僧亦至 請一泊(일일석양노승역지 청일박)

하루는 석양에 늙은 스님이 역시 이르러 하룻밤 쉬기를 청하자

 

寡女聞而卽許 (과녀문의즉허) 

[이웃 촌의] 과부가 듣고 곧 그것을 허락하여

 

進夕飯後 共寢一房(진석반후 공침일반)

저녁밥을 올린 뒤에 함께 한 방에 자는데

 

女假眠而 先以自脚掛僧之腹上則(녀가면이 선이자각괘승지복상즉)

여자가 거짓 자는 척하며 먼저 자기 다리로써 스님의 배 위에 걸터 놓으니

 

僧以手靜而下捨(승이수정이하사)

스님이 손으로써 조용히 내려 놓거늘

 

女以 手掛於僧之胸上則 僧亦如之(녀이수괘어승지흉상즉 승역여지)

여자가 [또] 손을 스님의 가슴 위에 걸치니

스님이 역시 그(之=앞서)와 같이 하였다

 

早朝女起炊供飯(조조녀기취공반)

[여자가] 이른 아침에 일어나 밥을 지어 빋치자

 

僧臨發果請藁(승림발과청고)

스님이 떠남에 임하여 과연 짚을 청하므로

 

女大喜而 持藁草來(녀대희이 지고초래)

여자가 크게 기뻐하며 짚을 가져 오니

 

 僧亦編一俵與之 告別而去(승역편일표여지 고별이거)

스님이 역시 하나의 가마니를 엮어 그것을 주며 이별을 고하고 [떠나] 가자

 

女細見其俵則 怪哉 陽物滿俵(여세견기표즉 괴재 양물만표)

여자가 그 가마니[속]를 자세히 보니 괴이하도다,

양물이 가마니에 가득하였다.

 

女不堪驚懼 以釜蓋掩之(여불감경구 이부개엄지)

[이에] 여자가 놀람과두려움을 견디지 못하여 솥두껑으로 그것을 가리니

 

釜中亦滿故 女氣如狂人(부중역만고 여기여광인)

솥 속에도 역시 [양물이] 가득한 고로 여자의 기분이 미친 사람처럼 되어

 

抛棄井戶則 陽物濕水膨井而(포기정호즉 양물습수팽정이)

[양물을] 우물에 버린즉 양물이 물에 젖어 우물을 불룩하게 하며

 

跳龍亂躍 遍滿家中(조룡란약 편만가중)

뛰어 오르는 용처럼 어지러히 날뛰며 온 집안에 두루 가득하였다.

 

女悔其過慾 覺神僧之爲戒焉(녀회기과욕 각신승지위계언)

[이에] 여자가 그 과욕을 뉘우치며 [이는] 신통한 스님이

타이를기를 위한 것임을 깨달았다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