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모가 뛰어난 가미니는 이른 아침 부처님을 뵙고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바라문은 스스로 잘난 체하면서 하늘을 섬깁니다.
어떤 중생이 목숨을 마치면 바라문은 마음대로 죽은 이를 천상에 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원컨대 법의 주인이신 부처님께서도 중생들이 목숨을 마치거든 천상에 태어나게 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 하셨다.
"가미니여, 내가 너에게 물을 테니 아는 대로 대답하여라.
어떤 사람이 게을러서 정진하지 않고, 게다가 산목숨을 죽이며, 주지 않는 것을 가지고,
사음을 행하며, 거짓말을 하고, 그릇된 소견을 가지는 등 온갖 나쁜 업을 지으면서 살았다고 하자.
그가 죽을 때 많은 사람들이 와서
'당신은 게을러 정진하지 않고 그러면서 악업만을 행했습니다.
당신은 그 인연으로 목숨이 다한 뒤에는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십시오.'라고 했다 하자.
가미니여,
이렇게 여러 사람이 축원했다고 해서 그가 천상에 태어날 수 있겠느냐?"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 게으른 그가 더구나 온갖 나쁜 업을 지은 그가
축원을 받았다고 해서 천상에 태어날 수는 없는 것이다.
비유를 들면,
저쪽에 깊은 못이 하나 있는데 어떤 사람이 거기에 크고 무거운 돌을 던져 넣었다.
마을 사람들이 못가에 모여서 '돌아, 떠올라라'하고 축원을 하였다.
그 크고 무거운 돌이 축원을 했다고 해서 그들의 소원대로 떠오를 수 있겠느냐.?"
"그럴 수 없습니다."
"그렇다. 그가 천상에 태어날 수 없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왜냐하면, 나쁜 업은 검을 것이어서 그 갚음으로 저절로 밑으로 내려가 반드시 나쁜 곳에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어떤 사람은 부지런히 정진하면서 묘한 법을 실행하고 온갖 착한 업을 닦는다고 하자.
그가 목숨을 마칠 때 여러 사람이 모여서 '당신은 부지런히 정진하면서 묘한 법을 실행하여
온갖 착한 업을 이루었습니다.
당신은 그 인연으로 목숨이 다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에 가서 지옥에 떨어지십시오'라고
저주했다 어떻게 되겠느냐.
그가 과연 그들의 저주대로 지옥에 떨어지겠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 그것은 당치도 않은 말이다.
왜냐하면, 착한 업은 흰 것이어서 그 갚음으로 저절로 위로 올라가 반드시 좋은 곳에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기름병을 깨뜨려 못물에 던지면 부서진 병조각은 밑으로 가라앉지만 기름은 물위로
떠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와 같이 목숨이 다한 육신은 흩어져 까마귀와 새가 쪼아 먹고 짐승들이 뜯어 먹거나
혹은 태우거나 묻히어 마침내는 흙이 되고 만다.
그러나 그 마음의 업식(業識)만은 항상 믿음에 싸이고 정진과 보시와 지혜에 싸여 저절로
위로 올라가 좋은 곳에 나는 것이다.
가미니여,
산목숨을 죽이지 않고,
주지 않는 것을 가지지 않으며,
사음과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특한 소견에서 벗어나는 좋은 길이 있다.
이른바 팔정도가 위로 오르는 길이며 좋은 곳으로 가는 길이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 가미니와 여러 비구들이 다들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中阿含 伽彌尼경 : 중아함 가미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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