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법과 동행을/💕법문의도량

연지대사 일곱 가지 불살생

by 혜명(해인)스님 2018. 7. 8.

첫째. 생일에 살생하지 말라.
상서(尙書)에 말씀하시기를 슬프다.
부모시여,
나를 낳으시느라 수고하셨다 하였으니
내 몸이 출생하던 날은 어머니께서 거의 죽을 뻔 하시던 때라 이날은 결코 살생을 경계하며 재계(齋戒)를 가지고 널리 착한 일을 행하여야 먼저 가신 부모님께는 삼악도를 여의고 천상과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공덕을 지어드리며 만약 부모님께서 생존해 계신다면 복과 수명을 늘어나게 함이거늘,

애달프다!
어찌하여 어머니께서 나를 낳으실 때 고통을 겪으시고 곤란을 겪으며 목숨이 위태롭던 일들을 모두 잊고 망령되이 생명을 살해하여 위로는 부모님께 누를 끼치고 아래로는 자신에게 이롭지 못하게 하는고?

이것을 온 세상 사람들이 습관이 되어 그릇된 줄을 알지 못하니 참으로 통곡하고 길이 탄식할 일이로다.

둘째. 자식을 낳거든 살생하지 말라.
대저 사람이 자식이 없은즉 슬퍼하고 자식이 있으면 기뻐하면서 모든 금수(禽獸:짐승)도 각각 그 새끼를 사랑함은 생각지 못하는구나!
나의 자식이 태어남은 기뻐하면서 남의 새끼를 죽게 함은 어찌 마음이 편안할까?

대저 어린 아이가 처음 태어남에 덕을 쌓지는 못할지언정 도리어 살생을 하여 업을 짓는 것은 가장 어리석음인데도 이것을 온 세상 사람들이 습관이 되어 그릇된 줄을 알지 못하니 참으로 통곡하고 길이 탄식할 일이로다.

셋째. 제사(祭祀) 지냄에 살생하지 말라.
돌아가신 조상님의 기일(忌日)과 춘추(春秋) 소분(掃墳: 벌초하는 날)에 마땅히 살생을 삼가하여 먼저가신 조상님의 명복을 빌어드려야 하거늘 도리어 살생하여 제사를 지내는 것은 한갓 악업만 더하게 되나니 대저 산해진미(山海珍味)를 돌아가신 조상님께 올릴지라도 어찌 구천(九泉:저승)에 가신 유골을 일으켜 흠향(歆饗:음식을 잡수시게 하는 것)하시게 할 수 있겠는가?

조금도 이익(利益)은 없고 해(害)만 됨이거늘 이것을 온 세상 사람들이 습관이 되어 그릇된 줄을 알지 못하니 참으로 통곡하고 길이 탄식할 일이로다.

넷째. 혼례(婚禮)에 살생하지 말라.
대저 혼인이라는 것은 백성이 살아가는 시초가 아닌가,
살아가자는 시초인 혼례에 살생을 하는 것은 이치가 벌써 틀린 것이요,
또 혼례는 좋은 일, 즉 길사(吉事)인데, 좋은 날 길일(吉日)에 거꾸로 흉한 일을 행함이 참혹하지 않은가?

또 결혼식을 하면 반드시 부부로써 서로 평생을 해로(偕老)하기를 축사하나니 사람은 해로하기를 원하면서 금수(禽獸)는 먼저 죽게 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도리란 말인가?

또 시집을 보내는 집에서 삼일동안 촛불을 끄지 않는 것은 모녀가 서로 이별하는 것을 아파하기 때문이나니 사람은 이별하는 것을 괴로워하면서 금수는 이별을 당하게 함을 전혀 돌이켜 보지 못하단 말인가?

혼례에 살생하는 것이 이토록 참혹한 행위이거늘 이것을 온 세상 사람들이 습관이 되어 그릇된 줄을 알지 못하니 참으로 통곡하고 길이 탄식할 일이로다.

다섯째. 잔치를 베풀 때에 살생하지 말라.
좋은 일로 잔치를 배품에 주인과 손님이 서로 마주하여 담담한 다과와 신선한 야채, 나물과 채소 국에다

향기로운 과일로 잔치를 배품에 전혀 방해됨이 없거늘 어찌 살생을 즐겨하여 살아있는 생명의 목을 따고 배를 가름에 비명소리가 끊어지지 않게 한단 말인가?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어찌 이런 비명소리를 듣고서 측은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단 말인가?

만약 우리가 저 축생의 입장이라면 어찌 비참하지 않겠는가?
만일 식탁에 아름다운 산해진미가 도마 위의 고통으로부터 말미암아 왔다면 저 생명의 죽임을 통해 지극한 원한으로 나의 지극한 환락을 마련한 꼴이니 생각하는 동시는 비록 먹더라도 목이 멜 것이거늘 잔치를 하면서 살생하는 이것을 온 세상 사람들이 습관이 되어 그릇된 줄을 알지 못하니 참으로 통곡하고 길이 탄식할 일이로다.

여섯째. 기도를 함에 살생하지 말라.
세상 사람들이 병이 들어 기도를 할 때 살생을 하여 상을 차리고 기도하여서 복 받아 병이 낫고 오래 살기를 바라면서 도리어 자기가 기도하는 목적이 죽음을 면하고 살기를 구하는 것임을 생각하지 못함이로다.

남의 목숨을 죽여서 자신의 목숨을 늘리고자 함이 벌써 천리(天理)에 어긋나지 않는가! 목숨은 늘리지도 못하고 살생업만 짓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또 살생하여 자식을 구하고 살생하여 재물을 구하고 살생하여 벼슬을 구하면서 그 아들과 재물과 벼슬이 다 본인의 전생에 닦은 업보이며 그 분수에 따라 정해진 것이며 결코 귀신의 능력이 아닌데 이것을 알지 못하도다.

그리하여 어쩌다 혹 자신의 원대로 소원이 성취되면 이것을 귀신이 영험하다고 생각하여 더욱 믿고 더욱 살생하여 기도를 행하나니 이것을 온 세상 사람들이 습관이 되어 그릇된 줄을 알지 못하니 참으로 통곡하고 길이 탄식할 일이로다.

일곱째. 살생하는 직업을 갖지 말라.

세상 사람들이 의식주를 위해서 혹은 사냥도 하고 혹은 고기도 잡으며 혹은 소도 잡고 개도 잡아서 생계를 하지만은 나는 생각하기를 이 노릇을 하지 않더라도 밥을 먹지 못하고 옷을 입지 못하여서 굶어 죽었다거나 얼어 죽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노라.

살생하는 직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천리(天理)를 어그러뜨림이라 지옥과 깊은 인연을 심고 내세에 나쁜 과보를 받음이 이보다 심함이 없거늘 어찌하여 다른 생계를 구하려고 노력하지 아니 하는고, 이것을 온 세상 사람들이 습관이 되어 그릇된 줄을 알지 못하니 참으로 통곡하고 길이 탄식할 일이로다. 

연지대사 일곱 가지 불살생.mp3

 

연지대사 일곱 가지 불살생.mp3
2.61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