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는 명일이라 일양(一陽)이 생하도다.
시식(時食)으로 팥죽 쑤어 이웃과 즐기리라.
새 책력 반포하니 절후는 어떠한고.
해짧아 덧이 없고 밤 길어 지루하다.
<농가월령가>에 실린 구절입니다.
오늘이 일 년 중에서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 절입니다.
동지는 묵은 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음에 있어 잡귀와 재앙을 쫓고 복을 구하는 원화소복(遠禍召福)의 뜻을 갖고 있는 민간풍습인데, 이것이 불교와 접해 하나의 행사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 동짓날 불자님들께서 부처님 전에 가셔서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올리는 것은 밤의 길이가 낮의 길이로 바뀌듯이 우리 불자님들의 생활도 어둡고 답답한 일들이 밝고 시원한 일로 바뀌기를 부처님께 발원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지는 한 해 동안 두루 두루 지었던 죄업을 참회하며 미래에는 죄업은 짓지 않고 많은 공덕을 닦아 깨달음을 성취하겠다는 각오를 세우는 날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 동지라는 것도 우리네 인간들이 만들어 낸 것일 뿐, 부처님 법에서 볼 때는 짧았던 낮의 길이가 길어진다고 해서 인간이 더욱 행복해 지는 것도 아니고 팥죽 한 그릇 먹는다고 해서 길하고 흉 하는 것이 해결되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다만 우리 불자로서 오늘 같은 날을 맞이해서 부처님께 진심으로 음식 공양을 올리고 그 분의 가르침 속에서 진정한 공덕은 무엇에 있을까를 새삼 돌이켜 보는 그런 날이어야 하겠습니다.
설사 악한 자라 하더라도
아직 악행의 과보가 나타나지 않아 행복을 누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악업의 결과가 나타날 때 그는 엄청난 고통을 당하리.
비록 착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아직 선행의 과보가 나타나지 않아 고통을 당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선업의 결과가 나타날 때 그는 크나큰 이익을 즐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