卍-사리-卍
인도에서는 예로부터 사람이 죽으면 매장을 하지 않고 화장을 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특히 학문이나 덕이 높은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해서 그 유골을 모두 나누어 가졌습니다. 이는 그 사람의 은혜나 덕이 높음을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입멸하셨을 때에도 여덟 나라의 왕이 부처님의 사리를 나누어 가지고 가 자기 나라에 탑을 세워 길이길이 공양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리는 한량없는 육바라밀의 실천과 계·정·혜 삼학을 닦아서 얻어지는 공덕이며매우 얻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합니다. 사리에는 전신사리·쇄신사리·법신사리·생신사리가 있습니다. 전신 사리란 다보불과 같이 전신이 그대로 사리인 것을 말하고, 쇄신 사리는 석가여래의 사리와 같이 몸에서 나온 낱알로 된 것을 말합니다. 또한 법신사리는 대승·소승의 일체 경전을 말하며, 생신 사리는 석존께서 돌아가신 후에 전신 사리나 쇄신 사리를 남겨 두어 사람과 하늘이 공양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같이 본래는 신골이나 유골 등 모두를 사리라고 하였는데 후세에 와서는 화장을 한 뒤에 나온 작은 구슬 모양으로 된 것만을 사리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과학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에도 사리를 과학적으로 정확히 분석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 불가에서는 수행이 높은 스님들의 몸에서만 나온다고 믿고 있는 불가사의한 구슬입니다. 따라서 이런 사리를 신령스러운 구슬이라고 하여 탑이나 부도를 세워 모시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리를 나누어 탑을 세운다고 하는 것은 돌아간 이의 덕을 기리고 그의 가르침을 모든 사람이 실행하겠다는 마음의 약속입니다. 우리가 사리를 모시는 뜻은 우리들이 가정에서 부모의 위패나 사진을 모시고 그분이 생전에 이른 말들을 새기며 추념하듯이 형상을 모셔서 자기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약속하기 위한 것입니다. 부처님을 비롯한 거룩한 분의 형상을 보지 않아도 그 분의 위덕을 잊지 않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지만 보통 사람으로서는 어려운 일이므로 탑을 세우거나 부도를 세우고 그것을 예배함으로써 부처님이나 덕이 높은 이들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스스로 행하게 하는 것입니다. 탑에는 반드시 방울을 답니다. 그것은 방울 소리가 사방으로 퍼져 나아감과 같이 먼저 입멸한 사람의 정신이 세상에 널리 전해져서 많은 사람을 인도하고 깨우치게 해 주기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뜻에서 예로부터 지금까지 탑을 세우고 이에 공양하는 것을 매우 중요한 공덕으로 여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