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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기도 도량/🙏주지스님말씀

혹시 아래 사진을 보시고 스님에 대한 오해가 없으시길 바라며……

by 혜명(해인)스님 2019. 2. 25.

혹시 아래 사진을 보시고 스님에 대한 오해가 없으시길 바라며……

대중살이에서 처음 독살이 시작할 때를 2009년을 되돌아봅니다.

 

산꼭대기 길도 없고 오래된 아주 작은 암자.

부처님은 부서져서 이리저리 뒹굴고, 부처님 모실 단도 없고-

정신이 온전치 못한 객승이 10여 년 살다 간 흔적 구석구석 쓰레기 무더기가 십수 년 쌓여서 흉흉하고-

법당은 스님 포함 다섯 명 들어 갈 수 있고, 요사채는 허물어지고-

옛날 우물 이어서 물을 사용 할 수도 없고, 한겨울 되면 산꼭대기 인지라 바람막이도 하나 없이 더욱 냉혹하고 따뜻한 물 한 방울도 없는 암자…….

 

아래 동네에서 물을 길어서 지게로 지고 산길을 올랐고, 부처님 공양 겨우 지어 올리고, 최소한의 씻기-

그러다 보니 하루 1종 식은 자연스레 이어졌고 밤에 바람이 불면 문이 덜컹덜컹하면서 열었다 닫혔다-

고정해도 안 될 만큼 열악한 곳에서 1년을 지내다 보니 얼굴은 얼어서 퉁퉁 붓고 몸은 아파 사경을 헤맬 때도 있고, 춥기도 너무 추워서 견딜 수가 없어 추위 피해 산골짜기를 들어가다 보니, 봉삼이란 약초를 만나게 되었고. 매일 그 약초를 캐서 씹으면 몹시 쓰긴 해도 입 마름과 시장기를 달래곤 했는데,

 

몸이 따뜻해지고 입 마름이 없어지면서 아픈 횟수도 좀 줄어들었고 추위를 이겨 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산속의 따뜻하고 포근하다는 느낌에 자연의 고마움도 알게 되니 부처님 품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동지섣달 한겨울은 거의 아침 예불 후 부터 저녁 예불 때까지는 산속에서 10시간씩 약초를 캐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암자보다 골짜기가 더 따뜻했기 때문에 한 뿌리를 온전히 캐려면 하루 10시간씩 이틀 동안 캔 것도 있고, 심취해서 캐다 보니 수행은 저절로 되었고, 그것으로 인해 약간의 수입이 생겨서 암자를 정비하고. 지장보살님만 한 분 모시고 나니 처음 신도가 한 분이 인연 되었고, 초하루 보름 부처님께 올릴 공양물 준비도 되고, 그 공양물을 지게에 지고 올라가, 또 여섯 계단을 올라 부처님 앞까지 가서 서면 환희하고 감사함에 가슴이 벅차 덥고 땀이 범벅이 되어도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새벽 네 시에 도량치고, 아침 예불, 사시 9시 저녁예불, 틈틈이 사경. 법화경 28품 9번. 금강경 10번. 초발심자경문. 그 외도 참선하고 염불 기도 하면서 마음에 채찍질합니다.

때론 게으름이 불쑥불쑥 일어나면 하루 일과를 짜서 사진틀에다 넣어 눈앞에 걸어놓고 심우도를 상기하면서 맘을 훈습 하기 시작했었습니다. 지게로 공양물 지고 부처님 앞에 썰 때면 항상 하는 대화가 있었습니다.

 

"오직 부처님께 발원"하나이다.

"일체 제 불 제 보살님이시여"!

소승 해인이 지게 짐 지고 땀에 젖은 모습 보이시죠.

지금의 이 현실이 이날 이후로 반드시 불과로 이어지게 하소서.

그리하여 인연된 모든 중생에게 온전히 회향할 수 있게 하소서.

그리고 작은 소망이 있다면 다음에 안주할 곳은 차가 법당 앞에까지 공양물을 운반할 수 있게 하소서, 하고 매일 기도 발원합니다.

 

그 결과 3년의 약초 캐기를 끝내고 부처님 본격 시봉에 들어갈 수 있었고, 법당 단청도 하고 점안을 준비했는데, 점안 전날 불자 두 분과 마무리 청소를 하고 오색 번을 매다는데 해는 떠 있었어도 법당 주위에만 하늘이 컴컴해지면서 약 5~6분 정도 소낙비가 쏟아지는데 바로 산꼭대기에만 비가 마당이 쓸릴 정도로 쏟아지는 겁니다.

너무나 선명한 쌍무지개가 암자 입구에서 법당 위에 전체를 아주 가깝게 아치를 만들 듯이 떴습니다. 주위는 온통 무지갯빛이 어우러져 이글이글하면서 법당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부처님 출현하셨다는 생각이 얼른 스쳤습니다.

 

저도 모르게 부처님 감사합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우째 이런 곳에….

울부짖으며 부처님 감사합니다. 를 계속 되뇌며 법당을 돌았습니다.

수도 없이 돌았습니다.

지금도 가슴이 울컥합니다.

두 불자님도 손뼉을 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환희. 황홀. 그 자체였습니다.

뒤늦게 생각나서 휴대전화기로 사진 몇 장 남겼는데. 그래도 장엄했습니다.

이튿날 점안을 하고. 만 5년이 끝날 무렵 새로운 인연 터가 나타났습니다.

 

보살님 한 분이

스님 여기서 고생하지 말고 시장으로 내려갑시다.

내가 소개해 드릴게요, 하고 권선하기에 바로 주인 찾아 결정하고 면 소재지로 오게 된 곳이 지금의 “서광사” 입니다.

 

(상서로울 서. 빛 광) "서 광 사"

 

신녕 농협. 우체국 바로 주위에 있고 시장 입구이며, 법당 바로 앞에 마당이 넓고 차 주차되며 만족한 입지 조건이었고, 법당, 요사채가 제법 웅장하고 아미타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대세지보살님, 지장보살님, 모시고 16 아라한도 모셨습니다.

가사 장삼, 발우 외 약간의 필수품 기증받은 마이티 헌차 한 대가 전부였던 때에 출가 사문이 선택할 그 어떤 조건도 없었습니다.

 

오직 부처님 법만을 의지할 굳은 각오뿐이었습니다.

이렇듯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 발원하면서 부처님 법에 크게 벗어나지 않게 생활하면 반듯이 성취는 이루어집니다.

이 또한 봉삼 만난 인연의 일부이며 부처님 잘 시봉 할 수 있는 한 조건이 되었기에 소중히 생각합니다.

본래 수행자는 술을 팔 수가 없고, 취급해서도 안 되지만 당시 상황 이다 보니, 보시는 분들 이해의 아량을 베푸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상황에 맞게 살아라. 하셨습니다,

봉삼을 만난 인연도 부처님 뜻이라 생각합니다.

"기해년"을 맞아 모든 분들 각 가정에 제불제보살님의 가피로 복덕과 지혜 충만하시고, 번뇌의 마음 그릇 청정히 해서 행복을 가득 담으시길 기도 발원하나이다.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천 서광사  혜명 합장.(). 

 

참고. 혹시 필요하신 블로그 상단에 전화 번호가 있어요. 

혹시 아래 사진을 보시고.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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