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삼, 멍게, 소라, 문어,-영덕 효심사 담연 합장.().

보살님. ^^;

 

며칠 전 이른 아침,

요란한 뻐꾸기 울음소리가 창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른 새벽에 뜬금없이 무슨 일일까?’

하고 창문을 열자 싱그러운 초록 숲 향기가 ‘우르르’ 방으로 몰려들어 왔습니다.

그것 참!

 

밖으로 나와 능소화가 핀 작은 꽃밭에 물을 주고 마당을 쓸고 있는데,

대나무 숲을 지나온 싱그러운 바닷바람이 스님 품에 안깁니다.

오늘도 덕분이고 감사한 하루가 일찍 시작됩니다.

 

점심 무렵 동해안을 따라 걸으며 여행 중이라는 중년부부가 들렸습니다.

정자에서 함께 차를 마시며 부부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월세 단칸방에서 어렵사리 시작한 신혼시절 이야기며,

어느 해인가 여고 동창회를 다녀온 아내가,

작은 아파트라도 분양받아야겠다고 눈물을 보여,

남편 마음을 아프게 한 지나간 이야기 등을 실타래 풀 듯 말했습니다.

높은 곳만 바라보며 세월에 등 떠밀려 살다가,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남은 것은 아픈 몸뚱이 뿐이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항암 치료 중, 부인도 많이 아프다며 허탈하게 웃었습니다.

 

‘큰집이 천 칸이라도 밤에는 여덟 자에 누워 자고/

좋은 밭이 만 마지기라도 하루에 두 되면 충분하다. (명심보감: 성심편)

 

그렇습니다.

잠잘 때는 방 하나면 충분하고,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하루 세 끼면 족한 것입니다.

재물은 행복의 한 부분입니다.

 

재물이 많아도 병고액난 근심걱정이 많으면,

없는 사람보다 괴롭고 불행한 삶이 됩니다.

욕심은 모든 괴로움의 원인입니다.

탐욕심은 인간을 구속하고 불행 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텔레비전에 로또 복권 1등 당첨자가 절도범이 되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돈쓰는 재미로 순간 기쁨을 맛보았는지는 모르지만,

보나마나 그 사람의 남은 삶은 불행할 것입니다.

 

“하루 종일 봄을 찾아다녀도 봄이 안보여/

짚신이 다 닳도록 온 산을 헤매 였네/

봄 찾는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오니/

울타리에 매화꽃이 한창인 것을 .” 어느 스님의 오도시(悟道時)입니다.

 

깨달음을 내 안에서 찾아야하듯,

행복도 열심히 살고 있는 지금 이 자리에서 찾아야합니다.

 

파도가 잔잔해야,

갯바위 아래 해초류 사이를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볼 수 있듯이,

행복도 구하려는 마음을 쉴 때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진짜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우리는 알아야합니다.

내 마음 속 탐욕의 불을 끄면,

행복의 씨앗이 싹트고 꽃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재벌 집 정원이 아무리 크고 멋있어도,

산과 들과 바다에 나가서 바라보는 자연만 하겠습니까?

 

바다는 내 것이 아니어도 수평선 눈길이 머무는 곳까지 마음에 담을 수 있고,

날마다 변화하는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푸른 숲에서 노래하는 아름다운 새소리도 마음껏 들을 수 있고,

들꽃을 보면서 자연과 벗 할 수도 있습니다.

 

크고 넓은 마음으로 주변을 바라보면 여기저기 행복이 보입니다.

해삼, 멍게, 소라, 문어...*^^*

 

장마철에 모두모두 건강하세요. 나무 관세음보살 _()_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불기2563(2019)년7월1일.

영덕 효심사 담연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