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왕문 3
'원아임욕명종시(願我臨欲命終時) 진제일체제장애(盡除一切諸障碍) 면견피불아미타(面見彼佛阿彌陀) 즉득왕생안락찰(卽得往生安樂刹)' '원하옵건대 제가 목숨을 마칠 적에 온갖 장애가 소멸되어 아미타부처님을 뵈옵고, 곧 바로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하여 지이다.' 라고 하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구절은 스님들이 천도재나 제사의식을 지낼 때 항상 독경하는 장엄염불 내용이며, 또 관불삼매경에서도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문수보살에게 반드시 극락세계에 왕생하리라는 수기를 주시자, 문수보살님께서도 발원을 하시기를 "원하옵건대 제가 목숨이 다하는 날 모든 장애가 소멸되어, 아미타부처님을 뵈옵고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하여 지이다. 극락세계에 왕생한 후에는 나의 대원이 성취되어 아미타여래께서 현전에서 제게 수기를 주시옵소서." 라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위로는 관세음보살님과 대세지보살님, 보현보살님, 문수보살님 등 무생법인을 이루신 한량없는 대 보살님들로부터, 아래로는 업장을 다 녹이지 못한 범부 중생과 심지어는 십악을 범한 악업 중생들까지 어느 누구나 필경에는 돌아가야 될 우리들의 근본 자리가 바로 극락정토인 것입니다. 그래서 '아미타경과 무량수경'에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동, 서, 남, 북, 그리고 위쪽, 아래쪽 할 것 없이 시방(十方)의 모든 부처님들께서 아미타부처님의 불가사의한 무량공덕을 찬탄하고 있다"고 하였으며, 또 "모든 불국토에서 부처님들의 가르침을 받고 각 불국토의 성문(아라한), 연각, 더 나아가서 대 보살들이 지금 현재 ○○부처님 국토에서는 ○○억 명이 극락세계에 왕생하고, ○○불국토에서는 ○○억 명이 극락세계에 태어나고 있다...."라고 하시면서 또 다시 "내가(석가모니부처님) 교화하는 이 사바세계에도 607억의 불퇴전 보살들이 있는데, 그들은 모두 미륵보살과 거의 버금 갈 정도로 공덕이 대단하며 모두가 분명히 저 극락세계에 왕생할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역대의 무수한 보살의 지위에까지 나아가신 조사스님들, 저 마명보살이나 용수보살, 세친보살과 중국 천태종의 지자대사, 사명지례대사, 덕청감산, 지욱운봉, 그리고 삼론종의 길장대사, 현장자은, 지론종의 혜원대사, 율종의 원소, 화엄종의 지엄, 법장, 의화, 성상, 연종의 연지대사, 선종의 영명연수선사를 비롯해서 장려각, 지욱, 사심, 천여, 중봉, 초석, 철오, 불인, 공곡, 진흘, 천의, 자수, 정애, 정자, 대통, 혜옥, 도진, 도작, 범진선사 등 모두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스님들께서 종파와 문중을 초월하여 정토법문을 겸해서 수행을 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우리 한국에서도 해동의 제일 고승으로 추앙 받고 있는 원효대사를 필두로 명망이 높으신 큰스님들만 간추려 열거한다고 해도 신라의 십성으로 추앙받던 대안대사, 혜숙대사, 원칙대사, 의적대사, 자장율사, 의상대사, 원광법사와 중국으로 건너가 마조대사의 스승이 되셨던 정중무상선사, 고려의 대각국사, 보조국사, 그리고 원묘국사와 그 문하에서 배출된 8분의 국사(國師)와 태고보우국사, 나옹선사, 조선시대의 함허득통대사, 서산대사, 편양언기대사, 사명대사, 등 정말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역대의 정통 조사스님들과 고승들께서 한결같이 정토법문을 겸비하시며, 중생들에게 적극 권장하신 것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중국의 영명연수선사의 경우에는 법안종의 선사이면서도, 사료간(四料間)을 지어 참선하는 수좌들에게 적극 정토수행을 권장하시어 후학들의 귀감이 되고 계시는데, 그 내용을 보면 유선유정토(有禪有淨土) 유여재호각(猶如載虎角) 현세위인사(現世爲人師) 장래작불조(將來作佛祖) 확철대오하고 정토발원도 있다면, 마치 이마에 뿔 달린 호랑이처럼, 현세에는 여러 사람들의 스승이 되고, 장래에는 부처나 조사가 될 것이로다. 무선무정토(無禪有淨土) 만수만인거(萬修萬人去) 단득견미타(但得見彌陀) 하수불개오(何愁不開悟) 확철대오하지 못했더라도 정토발원이 있다면 만 사람이 닦으면 만 사람 모두 왕생하리니 다만 아미타부처님을 뵈옵게 된다면, 어찌 깨닫지 못 할까 근심하리오. 유선무정토(有禪無淨土) 십인구차로(十人九蹉路) 음경약현전(陰境若現前) 별이수타거(瞥爾隨他去) 확철대오는 했더라도 정토발원이 없다면 열 명중에 아홉 명은 옆길로 새 버리게 되리니 만약 임종시 저승세계가 나타나면, 순식간에 끌려 가 버리게 되고 말 것이로다. (※음경(陰境)을 더러 오음마경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확철대오한 사람에게 오음마경이란 맞지 않다고 인광대사께서 역설 하셨음) 무선무정토(無禪無淨土) 철상병동주(鐵狀倂銅柱) 만겁역천생(萬劫與千生) 몰개인의호(沒箇人依 ) 확철대오도 못하고 정토발원도 없다면 지옥의 쇠 침대와 구리 기둥을 껴안고서 수 억만 겁, 수 천만 생을 지나도록 믿고 의지할 사람 하나도 없으리로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우리나라에서도 서산대사의 선가귀감(禪家龜鑑)을 보면 서산대사께서도 "마명과 용수보살이 다 높은 조사이시면서 염불왕생을 권장하였는데, 내가 무엇이기에 염불을 안 할까 보냐."라고 하시며 간절히 염불을 권하신 대목이 있습니다. 사실 역대 조사스님 가운데서 <제2의 석가>라고 불릴 정도로 훌륭하셨던 용수보살께서도 '십주비바사론'과 '지도론' 등 정토에 관한 가르침과 극락세계를 찬탄하시는 정토예찬문 등을 저술 하셨고, 마명보살의 기신론에도 보면 정토에 관한 가르침을 써 놓으셨으며, 세친보살은 처음에는 소승의 가르침에 집착하여 대승을 비방하다가 나중에 형인 무착보살의 교화에 제도를 받아 대승에 귀의하여, 무착보살이 함께 도솔천에 태어나기를 발원하자고 하였는데, 세친보살이 삼매중에 극락세계를 보고 나서 너무나 감탄하여 중생들을 위하여 저술하신 정토론에서 '염불은 부처님의 무량공덕과 근본서원을 확신하는 수행이기 때문에, 불보살님과 감응하고 불보살님의 가피를 입어, 마치 순풍에 돛단배와 같이 수행하기 쉽고 성불하기 쉬운 행법'임을 찬탄하시고, 자신도 극락정토에 왕생하기를 발원하셨습니다. 그리고 근대 중국의 3대 고승 가운데 한 분이신 인광(印光)대사의 법문을 보면, 확철대오 즉 명심견성(明心見性)했다는 과거의 선지식들이 다시 윤회를 한 사례를 많이 들어 놓으셨는데, 그 까닭에 대해서 인광대사께서는, "자성을 철견하여 설사 미래세를 모두 훤히 다 안다고 할지라도, 습기를 완전히 제거하여 증득하지 못하면 오히려 윤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한 번 윤회를 하게 되면 인간 몸을 받더라도 태반을 거쳐 나오면서 다시 미혹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라고 하신 말씀을 심사숙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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