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향해 나를 열어두라,-법상스님
그러나 불수자성수연성(不守自性隨緣成)이라는 말처럼, 우리에게 정해진 자성은 없지만 그렇기에 인연을 따라 다양한 것을 이루기도 합니다. 나를 얼마나 활짝 열어놓느냐에 따라 우리는 비좁은 내가 될 수도 있지만, 무한하고도 드넓은 가능성의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나를 가두지 않고 확장하면서 활짝 열어놓을 수 있을까요? 그 하나의 방법으로, 자연을 향해 마음을 열고 자연과 교감하는 삶을 사는 것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좁은 곳에서 벗어나 드넓은 세상 바라보며 대자연과 공명한다면 무한한 나를 체험할 것 보통 우리가 일상적일 때는 자연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합니다. 늘 바쁘고 할 일은 많고 정신이 없다보니까 눈앞의 아름다운 꽃 한 송이의 기적 같은 아름다움을 느끼고, 감동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마음이 활짝 열려 있게 되면, 자연의 작고도 미세한 변화들 하나하나가 놀랍고도 경이롭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마음이 활짝 열리면 자연이 가슴에 담기게 되고, 그렇게 자연을 온 존재로 품어 안기 시작할 때, 우리의 마음이 무한히 확장되는 것을 느낍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포커스라는 초등학교는 성적이 그 주에서 꼴지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그 주 전체에서 일등이 되었고, 학생들의 성적 평균이 20% 이상 올랐다고 하여 주목을 받았다고 합니다. 왜 그런가 싶어 조사를 했더니,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어서 성적이 올라갈만한, 그 어떤 개연성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자세히 살펴봤더니 한 가지 바뀐 것이 있더라는 겁니다. 그것은 학교가 이사를 했다는 것인데요, 이사하기 전의 학교에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창문만 있었는데 반해, 새로 이사를 간 학교에서는 넓은 통 유리창으로 바깥의 자연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그 결과를 가지고 설마 그것 때문에 성적이 그렇게 좋아진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웃었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의심이 가서 캐나다에 있는 엘버타 교육청이, 5개 학교에서 똑같이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5개의 학교 모두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왔을 뿐 아니라, 더 놀라운 결과가 있었습니다. 성적만 좋아진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키도 더 커지고, 심지어 충치 발생률도 더 줄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고등학생도 가능할까 싶어, 101개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똑같은 실험을 했는데, 그 또한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저도 어쩌면 이와 비슷한 일들을 경험하곤 했는데요, 예를 들어 제가 서울에 있을 때, 왠지 모를 문제가 생기거나 풀리지 않는 업무들로 바삐 지내다가도, 문득 고개를 들어 저 멀리 있는 북한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순간 제 마음이 텅 비고 고요해지는 것을 수시로 느끼곤 하였습니다. 아무리 마음이 번잡스럽더라도, 잠시 건물 밖으로 나가 숲과 나무와 자연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만으로, 언제나 제 마음은 한껏 고양이 되고 충전이 되는 듯 하였습니다. 인디언들은 기력이 달릴 때면, 뒷산에 올라가 큰 나무를 한참 끌어안음으로써 기운을 충전시킨다고도 합니다. 칸트도 매일 오후 3시 반쯤 되면 어김없이 산책을 했고, 루소나 에머슨 키에르케고르 같은 이들도, 항상 자연 속에서 산책을 통해 영감과 창의적 힌트를 얻곤 했다고 합니다. 우리도 비좁은 곳에서 비좁은 것만을 보기보다는, 드넓은 자연을 바라보고, 드넓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게 될 때, 제한된 나를 넘어서서 무한한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 아닐까요? 자연과 가까이하면 우리의 마음이 대자연과 공명하게 됨으로써, 대자연이라는 무한성에 접촉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연을 향해 마음을 열어 보세요. 자주 자주 꽃 한 송이와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세요. 보는 것은 곧 되는 것입니다. 드넓은 자연을 바라보게 될 때, 나라는 존재 또한 드넓게 확장되게 될 것입니다. 출처:-법보신문 |
'🙏불법과 동행을 > 💕법문의도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에 속지 않으려면 무명심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숭산스님 (0) | 2022.02.20 |
---|---|
현세 인생(現世 人生)에 대하여.(1.2)만공선사 (0) | 2022.02.19 |
불교는 '나'를 찾는 일에서부터,-일타스님 (0) | 2022.02.17 |
생명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성철스님 (0) | 2022.02.15 |
염불삼매(念佛三昧)란?-청화스님 (0) | 2022.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