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제 33장 이세간품(離世間品)-
그리하여 둘이 아닌 생각과 모양이 없는 생각을 관찰하고 부처님의 자리에 머물면서 일체 부처님과 평등하여, 걸림 없는 세계에 이르러서는 물러나지 않는 법과 걸림 없는 경계를 얻었다. 불가사의한 경계에 머물러 삼세를 멀리 떠나고 일체 세계에서 그 몸을 두루 나타내며, 일체의 법을 알고 일체의 묘한 행을 원만히 성취하여 의혹을 아주 떠났으며 허망한 몸도 떠나 버렸다. 또 부처님의 둘이 없는 법에 머물면서 끝내 저 언덕에 이르러 일체 보살들에게 한량없는 지혜를 주고 여래의 깨뜨릴 수 없는 지혜의 법문을 완전히 갖추어 무량무변한 허공계 법계와 같은 여래의 모든 자리를 성취하였다. 그리하여 모든 부처님이 차례로 주는 수기를 환히 알고 그 세계에서 정각을 이루어 깨끗한 법륜을 굴렸다. 부처님이 없는 세계에서는 그 몸을 나타내되, 부처님이 되어 세상에 나와서는 무명에 가린 이들을 모두 청정하게 하며, 일체 보살의 업장을 없애며, 걸림 없는 법계에 들어가 있었다. 그때 보현보살은 불화엄(佛華嚴)이라는 삼매에 들었다. 그가 삼매에 들자 시방의 모든 세계는 여러 가지 모양으로 진동하면서 미묘한 소리를 내니 일체 세계의 중생들이 모두 다 들었다. 진동이 그치자 보현보살은 삼매에서 일어났다. 그때 보현보살은 대중이 구름처럼 모인 것을 알고 보현보살에게 물었다. "불자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의지하는 과보라고 하고, 어떤 것을 기특한 생각이라 하며, 어떤 것을 행이라 하고, 어떤 것을 선지식이라 하며, 어떤 것을 부지런히 닦는 정진이라 하고, 어떤 것을 바른 희망이라 하며, 어떤 것을 중생을 성취한다 하고, 어떤 것을 계율이라 하며, 어떤 것을 수기법(授記法)을 아는 것이라 하고, 어떤 것은 듦[入]이라하며, 어떤 것은 여래에 든다 하고 어떤 것은 중생의 마음에 들어가 활동한다 하며, 어떤 것을 세계에 든다 하고 어떤 것을 겁(劫)에 든다 하며, 어떤 것은 삼계(三界)에 드는 것이라 합니까. 또 어떤 것을 근심을 떠나 의혹이 없는 것이라 하고 어떤 것을 무너지지 않는 지혜라 하며, 어떤 것을 다라니라 하고 어떤 것을 부처를 분별해 말할 줄 아는 것이라 하며, 어떤 것을 보현의 마음을 내는 것이라고 하고 어떤 것을 보현의 행원(行願)이라 하며, 어떤 것을 대비(大悲)라 하고 어떤 것을 보리심을 내는 인연이라 하며, 어떤 것을 선지식에 대해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라 합니까? 훌륭하십니다. 불자여, 이제 이 물음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때 보현보살은 여러 보살에게 말하였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에게는 열 가지 행이 있으니 그 열 가지 행이란 어떤 것인가. 이른 바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오로지 바른 법을 구하게 하는 행이요, 선근을 완전히 성숙하게 하는 행이며, 일체 계율을 잘 배우는 행이요, 일체 선근을 기르는 행이며, 일심으로 삼매를 닦는 행이요, 일체 지혜를 분별하는 행이며, 일체의 닦을 바를 닦아 익히는 행이요, 일체 세계를 장엄하는 행이며, 선지식을 공경하고 공양하는 행이요, 모든 여래를 공경하고 공양하는 행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행이니, 만일 보살 마하살이 이 행에 편히 머물면 그는 곧 여래의 위없는 큰 지혜의 행을 얻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또 보살마하살에게는 열 가지 선지식이 있으니, 그 열 가지란 무엇입니까. 이른 바 보리심에 편히 머물게 하는 선지식이요, 선근을 닦아 익히게 하는 선지식이며, 모든 바라밀을 다 성취하게 하는 선지식이요, 일체 법을 분별해 해설하는 선지식이며, 일체 중생을 성숙시켜 편히 머물게 하는 선지식이요, 변재를 갖추어 묻는 대로 대답하게 하는 선지식이며, 생사에 집착하지 않게 하는 선지식이요, 보살행을 행하되 싫증을 내지 않게 하는 선지식이며, 보현의 행에 편히 머물게 하는 선지식이요, 모든 부처님의 지혜에 깊이 들어가게 하는 선지식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선지식입니다. 불자들이여, 또 보살마하살은 보리심을 내는 열 가지 인연이 있으니 그 열 가지란 무엇입니까. 이른바 일체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시키려는 것이 보리심을 내는 인연이요, 일체 중생의 고통을 없애려는 것, 일체 중생에게 갖가지 즐거움을 주려는 것, 일체 중생의 우치를 없애려는 것, 일체 중생에게 부처님의 지혜를 주려는 것, 일체 부처님을 공경하고 공양하려는 것, 여래의 가르침을 따라 부처님을 기쁘게 하려는 것, 부처님의 색신의 상호를 보려는 것, 일체 부처님의 지혜에 들어가려는 것, 부처님의 힘과 두려움 없음을 나타내려는 것이 보리심을 내는 인연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보리심을 내는 열 가지 인연이니, 만일 보살 마하살이 보리심을 내었으면 선지식을 공경, 공양하고 친근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일체지를 빨리 깨닫기 위해서입니다. 또 그 보살마하살은 선지식을 공경, 공양하고 친근한 뒤에는 열 가지 마음을 일으키나니 그 열 가지란 무엇입니까. 이른바 그 선지식에 대해 모시려는 마음, 그 선지식을 어기지 않으려는 마음, 따르려는 마음, 그 선지식을 보고 기뻐하는 마음, 이익을 구하지 않는 마음, 한결같은 마음, 선근을 같이하려는 마음, 서원을 같이하려는 마음, 그 선지식을 여래라고 생각하는 마음, 원만한 행을 같이하려는 마음 등을 일으킵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선지식에 대해 일으키는 마음 열 가지입니다. 불자들이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런 열 가지 마음을 내면 그는 곧 열 가지 청정함을 얻습니다. 그 열 가지란 무엇입니까. 이른바 정직한 마음이 청정하나니 끝까지 잃지 않았기 때문이요, 색신이 청정하나니 교화하는 이를 따라 누구나 다 보기 때문이며, 원만한 음성이 청정하나니 일체 언어의 법을 성취했기 때문이요, 변재가 청정하나니 묘한 방편으로 불가사의한 모든 불법을 설명하기 때문이며, 지혜가 청정하나니 일체의 우치를 없앴기 때문이요, 태어남이 청정하나니 보살의 자재한 힘을 완전히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또 권속이 청정하나니 과거에 같이 수행한 중생들이 온갖 선근을 성취하였기 때문이요, 과보가 청정하나니 일체의 업장을 없앴기 때문이며, 모든 원이 청정하나니 일체 보살들과 같기 때문이요, 모든 행이 청정하나니 보현보살의 행을 성취했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청정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의 바라밀이 있습니다. 그 열 가지란 무엇입니까. 이른바 보시바라밀이니 일체 소유를 버리기 때문이요, 계율바라밀이니 부처님의 계율을 깨끗하게 하기 때문이며, 인욕바라밀이니 부처님의 인욕을 원만히 갖추었기 때문이요, 정진바라밀이니 언제나 물러나지 않기 때문이며, 선정바라밀이니 바른 생각이 산란하지 않기 때문이요, 반야바라밀이니 일체 법이 다 여여(如如)함을 보기 때문이며, 지혜바라밀이니 부처님의 힘에 깊이 들어가기 때문이요, 서원바라밀이니 보현보살의 원행이 원만하기 때문이며, 신력바라밀이니 일체 신통의 힘을 나타내 보이기 때문이요, 법의 바라밀이니 일체의 법을 취하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바라밀입니다.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이 법에 편히 머물면 그는 곧 여래의 궁극적인 지혜바라밀을 얻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에게는 열 가지 법문이 있습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한 몸이 일체 세계에 가득 차는 법문과 일체 세계의 갖가지 무량한 빛깔을 나타내 보이는 법문, 일체 세계가 한 부처님의 세계에 들어가는 법문, 일체 중생을 맡아 지니는 법문, 여래의 장엄한 몸이 일체 세계에 가득 차는 법문, 일체 세계에 두루 이르는 법문, 한 찰나 사이에 일체 세계에 노니는 법문, 한 부처님의 세계에 일체 여래가 세간에 나오심을 나타내 보이는 법문, 한 몸이 일체 법계에 가득 차는 법문, 한 찰나 사이에 일체 부처의 신력을 나타내 보이는 법문 등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법문이니, 만일 보살 마하살로서 이 법문에 편히 머무르면 그는 곧 여래의 위없는 법문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에게는 열 가지 신통이 있습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전생을 생각해내는 신통과, 걸림 없이 들을 수 있는 신통, 일체 중생의 불가사의한 마음을 알아내는 신통, 걸림 없이 모든 세계를 보고 중생을 관찰하는 신통, 불가사의하고 자재한 신력을 내어 중생을 나타내 보이는 신통, 한 몸에 불가사의한 세계를 나타내 보이는 신통, 한 찰나 사이에 말할 수 없는 세계에 나아가는 신통, 불가사의한 장엄 거리로 일체 세계를 장엄하는 신통, 헤아릴 수 없는 화신을 중생에게 나타내 보이는 신통, 말할 수 없는 세계에서 위없는 궁극의 깨달음의 불가사의함을 이루어 중생들에게 나타내 보이는 신통 등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 마하살의 열 가지 신통이니, 만일 보살 마하살로서 이 신통에 편히 머무르면, 그는 곧 위없는 큰 방편 지혜의 신통을 얻어 모든 부처님의 자재한 신력을 나타낼 수 있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 마하살에게는 열 가지 해탈이 있습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번뇌로부터의 해탈과 사견(邪見)으로부터의 해탈, 치연(熾然)으로부터의 해탈, 음(陰), 계(界), 입(入)으로부터의 해탈, 성문, 연각의 지위를 뛰어넘는 해탈, 일체 부처님의 세계와 일체의 중생과 일체의 법에 집착하지 않고, 무량무변한 모든 보살의 지위에 머물면서도 일체의 보살행을 떠나 여래의 자리에 머무는 해탈, 한 찰나 사이에 일체 삼세의 모든 법을 다 아는 해탈 등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해탈이니 만일 보살 마하살로서 이 해탈에 머무르면 그는 곧 일체 중생을 위해 위없는 불사를 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또 보살마하살에게는 열 가지의 버리지 않는 깊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모든 부처님의 보리를 깨달으려는 깊은 마음과, 모든 중생을 교화해 성숙시키려는 깊은 마음, 모든 부처님의 종성을 끊어지지 않게 하려는 깊은 마음, 선지식을 친근하려는 깊은 마음, 모든 부처님의 국토에서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려는 깊은 마음 등입니다. 또 오로지 대승과 모든 공덕을 구하려는 깊은 마음, 모든 부처님의 처소에서 범행을 닦으면서 계율을 지키려는 깊은 마음, 모든 보살을 포용하려는 깊은 마음, 모든 불법을 가지려는 깊은 마음, 모든 보살의 행과 원을 닦아 익히려는 깊은 마음, 모든 불법을 한결같이 구하려는 깊은 마음 등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버리지 않는 깊은 마음이니,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이 법에 편히 머무르면 그는 곧 일체 부처님의 버리지 않는 깊은 마음의 바른 법을 얻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에게는 법을 분별하는 열 가지가 있습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모든 법이 다 인연을 따라 일어남을 분별하고 모든 법이 다 꼭두각시 같음을 분별하며, 모든 법이 다 다툼이 없음을 분별하고 모든 법이 다 무량무변함을 분별하며, 모든 법이 다 의지함이 없음을 분별하고, 모든 법이 다 금강 같음을 분별하며, 모든 법이 바로 여래임은 분별하고, 모든 법이 고요함을 분별하며, 모든 법이 바른 도임을 분별하고, 모든 법이 한 모양 한 뜻임을 분별하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분별하는 열 가지 법이니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법에 편히 머무르면 그는 곧 미묘한 방편으로 일체 모든 법을 다 잘 분별할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또 보살마하살에게는 열 가지 방편이 있습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보시의 방편이니 일체를 다 버리고도 그 갚음을 구하지 않기 위해서요, 일체의 학문을 배우고 일체의 계율을 지키며 두타(頭陀)의 행을 두루 갖추는 청정한 방편이니 남을 무시하지 않기 위해서이며, 일체의 구속과 착각과 분노와 아만을 버리고 중생들의 모든 악을 참는 방편이니 일체의 '저'와 '나'라는 생각을 떠나기 위해서요, 정진하여 물러나지 않는 방편이니 삼업(三業)을 완성하여 잊지 않기 위해서이며, 일체의 선정과 삼매와 해탈과 신통의 방편이니 온갖 오욕과 번뇌를 멀리 떠나기 위해서입니다. 또 바로 지혜로 향하는 방편이니 모든 공덕을 기르되 만족하는 마음이 없기 위해서요, 대자(大慈)의 방편이니 일체 중생이라 해도 중생이 없음을 말하기 위해서요, 일체 중생을 대신해 온갖 고뇌를 받으면서도 대비(大悲)를 버리지 않는 방편이니 모든 사물의 자성(自性)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요, 십력(十力)을 깨닫는 방편이니 결정코 걸림 없는 지혜를 일체 중생에게 보이기 위해서이며, 물러나지 않는 법륜을 굴리는 방편이니 중생의 마음에 이르기 위해서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방편이니,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법에 편히 머무르면 그는 곧 일체 부처님의 위없는 큰 지혜의 방편을 얻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또 보살마하살에게는 해탈로써 세계에 깊이 들어가는 열 가지가 있습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일체 세계를 한 세계에 넣고 한 세계를 일체 세계에 넣으며, 한 여래의 몸이 일체 세계에 다 충만하고 일체 세계가 모두 허공임을 나타내 보이며, 모든 부처님의 장엄으로 일체 세계를 장엄하는 것입니다. 또 한 보살의 몸이 일체 세계에 충만하여 한 털구멍 속에 일체 세계를 넣어 두고 일체 세계를 한 중생의 몸속에 넣으며, 한 부처님 도량의 한 보리수가 일체 세계에 충만하고 한 묘한 음성이 일체 세계에 충만하되, 그 응함을 따라 듣지 못하는 이가 없어 모두 기뻐합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해탈로써 세계에 깊이 들어가는 열 가지이니, 만일 보살 마하살이 이 법에 편히 머무르면 그는 곧 모든 부처님이 부처 세계를 내는 위없는 해탈을 얻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또 보살마하살에게는 열 가지 마음이 있습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 바 용맹스런 마음이니 시작한 사업을 다 이루기 때문이요, 게으르지 않는 마음이니 온갖 선근을 쌓기 때문이며, 용맹하고 건실한 마음이니 일체의 악마를 다 항복 받기 때문이요, 바로 생각하는 마음이니 일체 더러운 번뇌를 다 없애기 때문이며, 물러나지 않는 마음이니 도량에 나아가 보리를 성취하기 때문입니다, 또 성품이 청정한 마음이니 마음은 가는 곳이 없고 집착할 것이 없음을 깨닫기 때문이요, 중생을 아는 마음이니 중생의 성품을 따라 그를 깨우쳐 해탈을 얻게 하기 때문이며, 대범천에 들어가 불법에 머무르는 마음이니 갖가지 중생 성품을 다 구호하기 때문이요, 비고 모양 없고 소원 없고 행이 없는 마음이니 모양이 있다는 견해를 떠나 삼계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며, 금강처럼 장엄한 마음이니 중생의 수와 같은 악마도 그 털 하나 움직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마음이니, 만일 보살 마하살로서 이 마음에 굳건히 머물면 그는 곧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금강장(金剛藏)의 마음을 얻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또 보살마하살에게는 열 가지 깨끗한 보시가 있습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평등한 마음의 보시이니 나쁜 중생이 없기 때문이요, 뜻을 따르는 보시이니 일체의 원을 이루었기 때문이며, 어지러운 마음이 없는 보시이니 물러나지 않기 때문이요, 가리지 않는 보시이니 과보를 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한결같은 보시이니 어떤 물건에도 집착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요, 안팎의 모든 보시이니 끝까지 청정하기 때문이며, 보리를 회향하는 보시이니 유위(有爲)와 무위(無爲)를 멀리 떠나기 때문이요,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시키는 보시이니 도량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며, 세 가지가 원만하고 청정한 보시이니 보시하는 이와 그것을 받는 이와 그 재물이 평등하고 청정하기가 허공과 같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깨끗한 보시이니,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이 보시에 굳건히 머무르면 그는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청정한 큰 보시를 얻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에게는 열 가지 깨끗한 사랑이 있습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평등한 마음의 깨끗한 사랑이니 중생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요, 이롭게 하는 깨끗한 사랑이니 중생들에 대해 할 일이 있으면 모두 마련해 주기 때문이며, 구호하는 깨끗한 사랑이니 일체 중생을 생사의 험난에서 끝까지 구제해 주기 때문이요, 중생을 가엾이 여겨 버리지 않는 깨끗한 사랑이니 유위(有爲)의 선근을 기리기 때문이며, 해탈시키는 깨끗한 사랑이니 중생들의 온갖 번뇌를 없애 주기 때문입니다. 또 보리를 내는 깨끗한 사랑이니 중생들로 하여금 즐겨 보리를 구하게 하기 때문이요, 중생들에 대해 걸림이 없는 깨끗한 사랑이니, 무량한 광명을 놓아 중생들을 두루 비추기 때문이며, 허공과 같은 깨끗한 사랑이니, 일체 중생을 구호하기 때문이요, 법에 의한 깨끗한 사랑이니 진실한 법을 깨닫기 때문이며, 반연이 없는 깨끗한 사랑이니 생멸을 떠난 법을 증득했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깨끗한 사랑이니,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이 사랑에 굳건히 머무르면, 그는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청정한 큰 사랑을 얻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또 보살마하살에게는 열 가지 청정한 슬픔이 있습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거룩한 슬픔이니 자재한 큰 슬픔이기 때문이요, 싫어함이 없는 청정한 슬픔이니 중생들을 대신해 큰 괴로움을 받기 때문이며, 일체의 나쁜 세계에 사는 청정한 슬픔이니 생사를 받으면서 중생을 구제해 주기 때문이요, 천상 인간에 태어나는 청정한 슬픔이니 모든 법은 다 무상하다는 것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 사정취(邪定聚)의 중생들을 위하는 청정한 슬픔이니 무량한 겁 동안 큰 서원의 장엄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요, 자기의 즐거움에 집착하지 않는 청정한 슬픔이니 중생들과 함께 즐거워하기 때문이며, 갚음을 바라지 않는 청정한 슬픔이니 스스로의 마음이 청정하기 때문이요, 일체 중생들의 착각과 의혹을 없애 주는 청정한 슬픔이니 진실한 법을 말하기 때문이며, 모든 법의 자성이 청정하여 아무것도 없는데 객진(客塵)에 물들어짐을 알아서 일으키는 청정한 슬픔이니 진실한 법을 말하기 때문이요, 모든 중생들이 어리석어 진실한 법을 알지 못할 때 일으키는 청정한 슬픔이니 중생들로 하여금 대승의 마음을 내어 열반을 이루게 하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청정한 슬픔이니, 만약 보살 마하살로서 이 슬픔에 굳건히 머무르면, 그는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청정한 큰 슬픔을 얻을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또 보살마하살에게는 열 가지 생(生)이 있습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어리석음을 떠난 생이며, 큰 광명의 그물을 놓아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는 생이며, 다시 윤회함이 없는 최후의 몸의 생이며, 나지 않는 생이며, 삼계의 모든 겁이 다 꼭두각시와 같음을 아는 생이며, 시방세계에 몸을 두루 나타내는 생이며, 일체지의 몸을 다 갖춘 생이며, 일체 여래의 광명을 놓아 중생들을 두루 비추어 깨우치는 생이며, 큰 지혜가 자재한 모든 선정에 바로 드는 생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이 날 때에는 모든 부처님의 국토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중생들은 다 해탈을 얻으며, 일체 나쁜 갈래는 모두 없어지고, 모든 악마들의 광명은 다 덮이며, 한량없는 보살이 구름처럼 모여 옵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생이니,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해 그런 생을 나타내 보이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또 보살마하살은 열 가지 일 때문에 고행을 나타내 보입니다. 마음이 옹졸한 중생들을 교화하고 성숙시키기 위해 고행을 나타내 보이며, 그릇된 견해에 집착하는 중생을 건지기 위해 고행을 나타내 보이며, 업보가 없다는 그릇된 견해를 가진 중생들로 하여금 업보를 알게 하기 위해 고행을 나타내 보이고, 오탁(五濁)세계의 중생들에게 순응하기 위해 고행을 나타내 보입니다. 또 게으른 중생들을 위해 고행을 나타내 보이고, 중생들로 하여금 즐겨 법을 구하게 하기 위해 고행을 나타내 보이며, 쾌락과 아락(我樂)에 집착하는 중생을 위해 고행을 나타내 보이고, 보살의 뛰어난 행을 보이기 위해 고행을 나타내 보이며, 미래 중생들로 하여금 정진하게 하기 위해 고행을 나타내 보이고, 사람들의 근기가 성숙하지 못했을 때, 성숙할 때를 기다리게 하기 위해 고행을 나타내 보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고행을 나타내 보이는 열 가지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청정하고 훌륭한 행의 큰 법문이며, 모든 부처님 말씀의 무량한 깊은 뜻입니다. 그리하여 그것은 모든 지혜 있는 이를 다 기쁘게 하고, 일체 보살의 큰 서원을 이루며 그 행을 끊이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만일 어떤 중생이 이 경을 듣고 신심이 청정하여 그것을 비방하지 않고 그대로 수행한다면, 그는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빨리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수행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부디 부처님의 가르침 그대로 수행하고, 일심으로 이 경을 공경하고 믿으며 받들어 지녀야 할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이 경은 일체 보살행의 공덕과 깊고 묘한 이치의 꽃을 내며, 지혜에 깊이 들어가 일체 법문을 포함하며, 세간을 멀리 떠나 성문이나 연각, 일체 중생은 미치지 못하는 독특한 법으로 선근을 길러 중생들을 제도합니다.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일심으로 이 경을 듣고 받들어 지녀야 하는 것입니다. 만일 보살마하살로서 이 경을 받들어 지니면 그는 일체의 서원을 세워 조그만 방편으로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빨리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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