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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동행을/💕법문의도량

🙏지행합일(知行合一)

by 이初心 2024. 11. 5.

    🙏지행합일(知行合一)

    고인(古人)이 말하기를 "열 마디에 아홉 번 맞는 말을 해도 한번 침묵하는 것만 못하다." 하고 또 "한 길의 설명이 한 치의 행동만 못 하다." 하니, 과연 언행은 군자의 추기(樞機: 중추가 되는 것)라 할 수 있다.

    옛날 중국 당나라 때 육조(六祖)가 말하기를 "차라리 생사 속에 머물러 중생을 교화하면서 도를 닦을지언정, 소승의 적멸에 파묻혀 자리만을 주로 하는 해탈은 구하지 않겠다." 하며, "늘 자기 허물만 보고 남의 허물을 보지 말라."하였다. "전자는 선가의 눈이요. 후자는 선가의 발이라."고 하였다.

    과연 눈만 있고 발이 없어서는 안 되며, 발만 있고 눈이 없어서도 안 될 것이다. 만일 눈만 있고 발이 없다면 목적지를 갈 수 없을 것이며, 만일 발만 있고 눈이 없다면 갈팡질팡 함정에 빠지고 개천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눈과 발이 잠시라도 떨어져서는 안 된다.

    이것을 유교에서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이라고 한다. 망령되게 알아서는 실행을 할 수 없거니와, 참되이 알고 보면 실행은 그 아는 가운데 내포된다. 예를 들면, 색이 좋은 줄 알 때에 취하는 행동이 없다면 망령되게 안 것이고, 똥이 구린 줄 알 때에 버리려는 행동이 없다면 역시 망령되게 안 것이다.

    또 서시와 양귀비의 아름다움을 참되이 안 까닭에 취하고자 하는 행동이 나온 것이며, 포사(어물을 파는 가게와 같이 냄새가 흉한 곳)나, 측공(변소)과 같은 악취 나는 곳을 보고 누구나 멀리하는 것은 포사와 측공의 더러움을 참되게 알기 때문에 멀리하고자 하는 행동이 나온 것이다.

    이 세상은 꿈과 같이 무상(無常)하다고 하는 이해에만 그친다면 무상관이 드러난 것이 아니다. 꿈을 꾸다가 깨고 나서야 비로소 꿈인 줄 아는 것과 같이 무상관(無常觀)이 드러나야만 망상이 끊어진 행동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불법(진리)은 세간에 있어서 세간 망각을 여의지 않으니 세간을 여의고 보리를 찾으면 마치 토끼 뿔을 구하는 것과 같다.

    현대의 3단 논법과 같이, 콩을 콩이라고 긍정한 다음에 콩 씨를 심어서 나오면 심은 콩이 완전히 없어지고 또 같은 콩이 맺힌다. 그러나 맺힌 콩은 심은 콩과 같은 콩이로되, 긍정 속에서 완전히 한 번 부정을 거친, 부정 속의 긍정인 콩이기 때문에 심은 콩과는 다른 콩이다.

    그러니까 무상관이 드러난다고 하는 것은 부정을 거쳐 바로 아는 것을 말하고 망상이 끊어진 행동이란 부정 속의 긍정인 콩과 같이 부정을 거친 긍정적 행동을 말한다.

    도가의 유명한 여동빈 (呂洞賓)선생이 득도 전인 64세 때 길을 가다가 점심때가 되어 어느 주막에 점심을 부탁하고 정자나무 밑에 누워 쉬다가 홀연히 잠이 들었다. 꿈에 70, 80년을 살며 여러 남매를 두고 조정에서 청요의 직을 다 역임하면서 헌천동지(掀天動地: 천지가 뒤흔들리도록 기세를 떨침.)하는 부귀공명을 누렸는데 깨어 보니 점심으로 부탁한 황량(기장밥)이 익지 않았다고 한다.

    10분도 안 된 시간 즉 일점도 안 되는 공간 위에서 70, 80년 동안 각부 장관을 역임하며 살았던 그 우주는 누가 만든 것이 아냐를 관하여 거기서 무상을 철저히 이해한 것이다. 실제로 백 년을 살아도 이와 같은 꿈인 것이다. 그래서 세간사를 집어치우고, 주장자를 짚고 도를 구하러 나섰다가 신선 종이옹(鐘離翁)을 만나 수백 년 사는 선도(仙道)를 성취하였다.

    그 후, 육신으로 3백 년 후에 황룡 선사의 도량에 몰래 나아가 설법을 도청하였다. 황룡이 그 기미를 알아차리고 주장자를 굴리며 "이 중에 법을 훔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순양(여동빈의 호)이 일어나 예를 올리며 사과하고 신분을 밝혔다. 황룡의 "물이 다하고 산이 다한 곳이 어떠한고."라는 질문에 순양이 막혔으니, 순양이 다시 예를 올리며 황룡에게 물었다. "물이 다하고 산이 다한 곳이 어떠합니까?"

    황룡이 "황룡 출현"이라고 답하니, 순양이 홀연 대오(大悟)하였다. 꿈으로 인해 선도를 얻은 것이 완전한 부정이라면, 3백 년 후에 황룡 선사를 만나 불법을 철저히 깨달은 것은 부정을 거친 긍정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말은 행(行)을 돌아봐야 하고, 행은 말을 돌아봐야 한다.[言行相顧] 목족[目足]이 병행하고, 지행[知行]이 합일되는 길을 밟는다면 정치가와 교육가는 할 일이 없어 팔짱 끼고 앉아 있게 될 것이다. 그러면 오공 40년(태평성대)의 정치가 어찌 삼대 때에만 잊으랴.

    -🙏탄허 스님-

    출처 :탄허 닷컴
    출처: 글쓴이: 🙏향상일로
    https://cafe.daum.net/seojinam/fBp5/66

지행합일(知行合一).mp3
11.54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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