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코살라국의 사위성 동쪽에 있는 한 재상집에 계셨다.
재상의 어머니 이름은 '유야'였다. 재상의 어머니 유야는 아침 일찍 일어나 목욕을 하고 새 옷을 갈아입고 여러 며느리와 함께 부처님을 방문하였다.
유야는 며느리들과 함께 부처님 발아래 엎드려 절하고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유야에게 물으셨다.
「어찌하여 일찍 방문하였는가?」
유야가 대답하였다.
「여러 며느리와 함께 재계를 받으려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유야여, 세 가지의 재가 있는데 어떤 재를 받고자 하는가?」
유야는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 가지 재란 어떤 것인지 듣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첫째는 소를 기르는 재(牧牛齋)요.
둘째는 니건타의 재(尼健齋)요.
세째는 불교의 재(佛法齋)이니라.
소를 기르는 재란 무엇을 말하는가?
목동이 좋은 물과 풀을 찾아 소를 기르고, 저녁에 돌아갈 때는 그곳이 어딘가를 잘 기억해 둔다.
그리고 이튿날이 되면 다시 그 곳으로 소를 몰고 간다.
양가(良家)의 아들, 딸이 재계를 받았지만, 마음은 어떻게 하면 재산을 더 모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호의호식할까를 생각한다면,
그것은 목동이 항상 좋은 풀밭을 생각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몸은 재계를 받았지만 마음은 집에 와있는 것을 소를 기르는 재라 한다.
그런 사람들은 재계를 받았지만 공덕이나 지혜를 얻을 수 없다.
니건타의 재란 어떤 것인가?
매월 보름 재(齋)를 올리는 날이 되면 엎드려 재계를 받는다. 그들은 재계를 받을 때에 10오자나 안에 있는 여러 신(神)들에게 절하면서, "나는 오늘 재계하였으니 감히 악행하지 않고, 집이 있다고 교만하지 않을 것이며, 남들을 나처럼 생각하고, 처자식이나 노비들도 내 소유가 아니요,
나도 그들의 주인이 아닙니다." 라고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말을 귀하게 여기면서도 말처럼 실천하지 않는다.
그래서 재계를 받은 다음날만 되면 전과 다름없이 행동한다.
이런 것을 니건타의 재라 말한다. 그런 재계를 받는 사람들은 공덕도 얻지 못하고 지혜를 얻지도 못한다.
그렇다면 불교의 재란 어떤 것인가?
나의 제자로써 매월 여섯 재일(六齋日)이 되면 여덟 가지 계를 받는다. 여덟 가지 계란 어떤 것인가?
첫째로 재일이 되면 하루 스물 네 시간 동안 죽이려는 마음을 없애 아라한의 마음과 같이 한다.
모든 중생을 연민하여 보잘 것 없는 미물일지라도 해치지 않고 가엾이 여긴다.
그래서 재일 하루 밤낮을 살생하지 않는 청정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둘째로 재일이 되면 하루 스물 네 시간 동안 탐욕으로 취할 마음을 없애
아라한의 마음과 같이 한다.
남에게 베푸는 것만을 생각하되, 직접 자기 손으로 주고, 청결한 것을 주며, 공경하는 마음으로 주고,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며, 그래서 재일 하루 밤낮을 욕심으로 취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청정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셋째로 재일이 되면 하루 스물 네 시간 동안 음탕한 마음을 없게 하여 아라한의 마음과 같이 한다.
부부 동침하는 잠자리를 생각하지 않고, 삿된 여색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재일 하루 밤낮을 이성을 생각하지 않고 청정함을 지키는 것이다.
넷째로 재일이 되면 하루 스물 네 시간 동안 거짓말하려는 뜻을 없애고 아라한의 마음과 같이 한다. 오직 성실만을 생각하고, 논리정연하게 천천히 말하면서 거짓과 속임을 버리고 말과 행동을 하나 되게 한다. 그래서 재일 하루 밤낮을 거짓말하지 않고 구업의 청정함을 지키는 것이다.
다섯째는 재일이 되면 하루 스물 네 시간 동안 술을 마시지 않고 아라한의 마음과 같이 한다.
정신이 산만하지 않게 하고, 올바른 생각을 잊지 않으며, 방탕하고 싶은 생각을 갖지 않는다.
그리하여 재일 하루 밤낮을 혼미하지 않은 맑은 정신을 갖는 것이다.
여섯째는 재일이 되면 하루 스물 네 시간 동안 편안함을 추구하려는 뜻을 없애 아라한의 마음과 같이 한다. 꽃다발이나 향수를 쓰지 않고, 화장품을 쓰지 않으며, 노래하지 않고 춤추지 않는다.
그리하여 재일 하루 밤낮을 사치하지 않고 청정함을 지키는 것이다.
일곱째는 재일이 되면 하루 스물 네 시간 동안 편안함을 쫓으려는 마음을 없애
아라한의 마음과 같이 한다. 화려한 침구나 높은 침상을 쓰지 않고, 낮은 평상이나 허름한 침구를 쓰되 일찍 잠자리에 들지 않고 늦게까지 수련을 한다.
그리하여 재일 하루 밤낮을 검소하게 지낸다.
여덟째는 재일이 되면 하루 스물 네 시간 동안 오후에 음식을 들지 않아
아라한과 같은 마음을 갖는다. 법을 받들고 때에 맞추어 적게 먹되 맛에 탐착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재일 하루 밤낮을 절식으로 지낸다. 이것이 재일에 지키는 여덟 가지 계이니라.
부처님께서 계속하여 유야에게 말씀하셨다.
재계를 받는 날에는 다섯 가지 생각을 익혀야 한다.
첫째로 부처를 생각해야 한다.
「일심으로 염불하되, 부처는 진리로 왔고, 진실에 이르렀으며, 보편타당하게 깨달았고,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같으며, 피안으로 가셨으며, 세상에 아버지이며, 최고의 신사이며, 법으로 다스리며, 신과 인간의 스승이다. 그래서 부처라 한다.」
이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부처를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음과 악의와 성내는 버릇이 모두 없어지고 착한 마음이 저절로 생겨 부처의 업을 좋아한다. 마치 좋은 비누나 세제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의 때가 말끔히 없어지는 것처럼 재계를 받고 부처를 생각하는 사람도 그와 같이 청정하다. 그래서 보는 사람들마다 그를 좋아하고 신뢰하느니라.
둘째로 법을 생각(念法)해야 한다.
부처가 말한 서른일곱 가지의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길 (三十七助道品)을 완벽하게 수련하여 결코 소홀히 하거나 잊지 않고 명심한다. 이러한 법은 세상을 밝히는 지혜의 등불임을 알아야 한다. 법을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마음과 악의(惡意)와 성내는 버릇이 모두 없어지고 착한 마음이 저절로 생겨 법의 업(法業)을 좋아한다. 마치 좋은 비누나 세제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의 때가 말끔히 없어지는 것처럼 재계를 받고 법을 생각하는 사람도 그와 같이 청정하다. 그래서 보는 사람들마다 그를 좋아하고 신뢰하느니라.
37조도품은 4념처,4의단,4신족,5근,5력,7각의,8정도이다. 4념처는 몸은 부정하고(觀身不淨), 감정은 괴로우며(觀受是苦),마음은 무상하고(觀心無常), 법은 실체가 없다(觀法無我)고 관찰하는 것이다.
4의단은 아직 생기지 않은 악을 일어나지 못하게 억제하고(律儀斷),이미 발생한 악은 끊도록 노력하며(斷斷),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은 일어나도록 권하고(隨護斷), 이미 생긴 선은 더욱 증장하게 노력하는 것(修斷)이다. 4신족은 서원과 노력과 심념(心念)과 관혜(觀慧)의 힘에 의해 얻게 되는 자제력으로 욕여의족(欲如意足),정진여의족(精進如意足),심여의족(心如意足),
사유여의족(思惟如意足)이다.
5근은 번뇌를 누르고 정각에 나아가게 하는 신근(信根), 정진근(精進根),염근(念根),정근(定根),혜근(慧根)이다. 5력은 악을 쳐부수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신앙의 힘(信力),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힘(勤力), 정법을 항상 기억하는 힘(念力), 삼매를 얻어 안정된 마음의 힘(定力),지혜의 힘(慧力)이다.
7각의는 참과 거짓, 선과 악을 선별하는 방법으로 선악과 진위를 간택하는 택법각의(擇法覺意), 용기로써 사행(邪行)을 버리고 정의롭게 나아가는 정진각의(精進覺意), 마음에 선법(善法)을 얻어 기뻐하는 희각의(喜覺意), 그릇된 견해와 번뇌를 끊어버려 참되고 거짓됨을 알아서 올바른 선근을 일으키는 제각의(除覺意), 객관 대상에 집착하던 마음을 버려 거짓되고 참되지 못한 것을 집착하지 않는 사각의(捨覺意), 선정에 들어 번뇌 망상을 일으키지 않는 정각의(定覺意), 생각을 오롯이 하여 선정과 지혜가 한결같게 하는 염각의(念覺意)를 말한다.
8정도는 치우침 없이 정중(正中)하게 보는 정견(正見), 번뇌에 얽힘 없이 진리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정사유(正思惟), 곧고 올바른 진리에 맞지 않으며 말하지 않는 정어(正語), 바른 것이 아니면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정업(正業), 신구의 삼업(身口意三業)을 짓지 않고 떳떳한 생활을 하며 바르지 못한 일을 하지 않는 정명(正命), 발생하지 않은 악을 나지 못하게 하며 나지 않은 선을 일어나게 하는 정정진(正精進), 욕심과 사념을 버리고 보살의 길을 수행하는 정념(正念), 산란한 모든 것을 여의고 마음이 안정된 정정(正定)이다.
셋째로 출가자를 생각(念僧)해야 한다.
출가자들을 마음으로 생각하되, 출가자들을 공경하고, 가까이 하여 믿고 의지하며, 지혜의 가르침을 받자. 부처의 제자인 출가자들 가운데는 수다원을 행해 나아가는 사람도 있고, 이미 수다원을 증득한 이도 있으며, 사다함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있고, 이미 사다함을 증득한 이도 있으며, 아나함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도 있고, 이미 아나함을 증득한 이도 있으며, 아라한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도 있고, 이미 아라한을 증득한 이도 있다. 이들은 네 쌍의 여덟 부류의 장부라 한다. 이들은 모두 계율을 성취하였고, 선정을 성취하였으며, 지혜를 성취하고, 해탈을 성취하였으며, 해탈지견을 성취하여 성스러운 덕과 행위를 갖춘 사람들이다. 이들이야말로 천상과 천하에서 가장 거룩한 이들이니 그 복전(福田)에 합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라.
출가자를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음과 악의(惡意)와 성내는 버릇이 모두 없어지고 기쁜 마음이 저절로 생겨 출가자 업(僧業)을 좋아한다. 마치 양잿물로 옷을 세탁하면 더러운 때가 말끔히 빠지는 것처럼, 재계를 받고 출가자를 생각하는 사람도 그 공덕이 그와 같다. 그래서 보는 사람들 마다 그를 좋아하고 신뢰하느니라.
넷째로 계율을 생각(念戒)해야 한다.
일심으로 계율을 생각하되, 「몸으로 부처의 계를 받고 마음으로 받들어 지키자. 계를 어기지 않고 망각하지 않아 계율을 바로 세우고 보호하여 지혜로운 이들로 부터 칭찬을 듣자. 계를 지켜 후회하는 일이 없게 하고,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람들을 가르치자.」
계율을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음과 악의(惡意)와 성내는 버릇이 모두 없어지고 기쁜 마음이 저절로 생겨 계율의 업(戒業)을 좋아한다. 마치 거울을 닦으면 때가 없어지고 밝아지는 것처럼, 재계를 받고 계율을 생각하는 사람의 청정함도 그와 같다. 그래서 그를 보는 사람들 마다 좋아하고 신뢰하느니라.
다섯 번째로 하늘나라를 생각(念天)해야 한다.
첫 번째는 사왕천(四王天)이요, 두 번째는 도리천이요, 나아가야마천, 도솔천, 화락천, 타화자재천이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나는 믿음, 계율, 법을 들음, 남에게 배품, 지혜를 가짐으로 몸이 죽음에 이르면 정신은 하늘나라에 올라가서도 역시 믿음, 계율, 법을 들음, 남에게 배품, 지혜를 잃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라.
하늘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음과 악의(惡意)와 성내는 버릇이 없어지고 기쁜 마음이 저절로 생겨 하늘나라의 업(千業)을 좋아한다. 마치 보배구슬을 항상 갈고 닦으면 맑고 밝아지는 것처럼, 재계를 받고 하늘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의 청정함도 그와 같다. 여덟 가지 계를 받들어 지키고 다섯 가지 생각을 익히며, 불교의 재를 닦고, 하늘나라의 덕을 쌓으면 악은 사라지고 선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 사람은 죽어서 하늘나라에 태어나게 되고 마침내는 열반(涅槃)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스스로 힘써 실천하여 복을 지어야 할 것이다.
유야야.
재계를 닦는 이의 복과 지혜와 명예가 이와 같이 광대하니라.
비유하자면 천하에 열여섯 개의 큰 나라가 있는데 그 열여섯 개의 큰 나라에 가득한 보물은 다 셀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하루 동안 불교의 재를 닦는 것보다 못하느니라. 재계를 닦는 복에 비하면 열여섯 개의 나라가 가진 보배는 하나의 콩알에 지나지 않느니라.
하늘나라는 크고 아득하여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우리 인간의 50년은 첫 번째 하늘나라에서의 하루에 해당된다.
첫 번째 하늘나라인 사왕천에서의 수명은 5백년이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의 수명으로는 900만년에 해당된다. 불교의 재를 닦는 사람은 바로 이 사왕천에 태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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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1백년은 도리천의 하루이고, 2백년은 야마천의 하루며 4백년이 도솔천의 하루이다.
또 8백년은 화락천의 하루며, 1천6백년이 타화자재천의 하루이다.
만약 사람으로서 믿음, 계율, 법을 들음, 남에게 배품, 그리고 지혜가 있으면서 불교의 재(佛法齋)를 받들면 그 사람은 목숨을 마친 다음에 그의 정신이 모두 이 여섯 가지의 하늘나라에 태어나서 편안하고 즐거울 것이니라. 그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고 즐거울 일이 많이 있지만 나는 그 가운데 조금을 말하였을 뿐이다. 사람이 선(善)을 행하면 그의 혼은 하늘나라에 올라가 한량없는 복을 누릴 것이니라.
유야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참으로 놀랍나이다. 재계의 복덕은 대단히 좋고 또한 한량없나이다.
저는 부처님께 계를 받겠나이다.
그리고 오늘 이후로 매월 여섯 재일을 지켜 이 목숨을 마칠 때까지 힘써 복을 짓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자 모두 기뻐하면서 가르침을 받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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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경에 담긴 뜻 *
부처님 당시 출가 수행자들은 세 벌의 옷과 바루 하나로 검소한 생활을 하였으며 계율을 엄격하게 지키고 독신으로 살았다. 이것은 일체의 세속적인 굴레를 벗어나 해탈과 열반을 필요한 조건들이었다.
그러나 부처님을 믿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재가자들의 입장이 달랐다. 재가자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직업을 가져야 하며, 재물을 축적하여 삼보와 가난한 이웃에게 베푸는 보시의 삶이 권장되었다. 그렇지만 비록 재가자라 할지라도 불교교단의 구성원이었기 때문에 출가자들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를 경험할 필요가 있었다. 아마 그러한 제도를 둔 것은 재가불자들의 윤리의식을 고양시키고, 출가자들에 대한 공경심과 신뢰감을 확충하는데 있어서 필요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 본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육재일(六齋日)이다.
재(齋)는 「삼가하다」또는 「부정(不淨)」을 피한다는 의미를 가진 우포사다(Uposadha)를 번역한 말이다. 즉 재가불자들의 신심(身心)을 단련하기 위하여 매월 일정한 날에 사원에 모여 출가자의 생활을 경험하는 제도다. 매월 육일 이러한 제도를 두었기 때문에 육재일이라 한다.
육재일은 매월 8일,14일,15일,23일,29일,30일이었고, 재일에는 하루 24시간 동안 재가 불자들이 8가지 계를 지켜야만 한다.
그 가운데서 14일과 15일,29일과 30일이 잇달아 있는 것은 보름단위로 계목(戒目)을 읽으면서 자기가 받은 계를 잘 지켜가고 있는가를 스스로 점검하는 포살일(布薩日)이기 때문이다.
포살은 보름마다 동일한 지역 내에 거주하는 출가자들이 한 곳에 모여 지난 보름간의 자기 행위를 반성하고 죄가 있으면 참회하는 의식이다. 보름단위로 하는 포살의식에는 재가자도 동참시켰다.
이 날에 동참하는 재가자는 8가지 계를 받아야 하는데, 그 8가지 계를 8관재(八關齋)라 말한다.
8관재는 5계에다 3가지를 더한 것이다.
오계는 살생하지 않고(不殺生),도둑질하지 않고(不偸盜) 사음하지 않고(不邪淫),거짓말하지 않으며(不妄語), 음주하지 않는 것(不飮酒)을 말한다.
이 다섯 가지 계는 불자가 되려는 사람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윤리적 덕목이었다.
그러나 오계를 받은 것만으로 모든 제가 자들이 매월 육재일에 참석하여 1일 출가(一日出家)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재일에 자발적으로 참석하는 사람에게 특별히 3가지를 더 지키게 하였는데 오계에 첨가되는 3가지 계는 재일에 참석하는 동안에만 적용되는 한시적인 계였다. 즉 재일이 끝나면 자동적으로 3가지 계는 버려지는 것이다.
그 세 가지는 높고 넓은 침상을 쓰지 않고(不坐廣大床), 노래하고 춤추지 않고 일부러 그것을 구경하지도 않으며 향수 등을 바르지 않고(不作唱伎樂 故住觀聽 不着香勳衣), 정오가 지나서 음식을 먹지 않는 것(不過中食)을 말한다. 이 육재일을 살펴보면 부처님 시대에 재가불자들의 신행생활이 얼마나 철저하였는가를 알 수 있다. 당시의 재가불자들은 단순히 부처님을 믿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출가수행자들의 수행을 체험적으로 경험시키는 제도를 두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육재일은 불자들이 피상적으로만 불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출가의 삶을 본받아 정진하는 정진일(精進日)이다.
이러한 재일에 전혀 동참하지 않는 사람은 재가불자로서 문제가 있다고 인식할 정도였던 것이다. 즉 율장에 팔관재를 실천하지 않으면 우바새가 될 수 없고 우바이도 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재일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러한 육재일에 대한 불교의 전통이 차차 변하여 10재일로 바뀐듯하다. 10재일은 6재일에다 1일,18일,24일,28일을 더한 것이며, 각 재일에 특정한 불보살을 배대(配對)하여 의미를 두었다. 각 재일에 배대된 특정한 불보살을 보면 1일은 정광불(定光佛),8일은 약사여래(藥師如來),14일은 보현보살(普賢菩薩),15일은 아미타불, 18일은 지장보살(地藏菩薩),23일은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 24일은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28일은 비로자나불, 29일은 약왕보살(藥王菩薩),30일은 석가모니불이다. 이것을 십재일불(十齋日佛)이라 부른다.
이와 같은 육제일 사상을 오늘에 실천하려면 첫째로 매주 1회씩 법회에 참석하는 것이나 한 달에 보름간격으로 철야정진(徹夜精進)이나 일일출가(一日出家)하는 것으로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원에서 음력 초하루, 보름 또는 지장재일, 관음재일만을 기도하는 날처럼 생각하고 있는데, 불자들의 신심단련을 위해서 재일의 본래적 의미를 되살려야 한다.
불자들이 지장재일이나 관음재일에 절에 가서 기도하고 동참자의 주소(住所)와 성명(姓名)을 부처님께 고(告)하는 정도만으로 끝나는데 이러한 문제는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장재일이나 관음재일에 동참하는 불자들은 그날만이라도 자기 자신이 지장보살의 분신(分身)이 되고 관음보살의 분신이 되어 이웃 속에 자비를 실천하고자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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