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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동행을/💕법문의도량

깨치는 글

by 혜명(해인)스님 2018. 8. 8.
卍-오늘도 부처님 가피력 충만 하세요-卍

-깨치는 글.-

    신심명에서 보산당 법광'


    1.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음이요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니

    지도무난 유혐간택
    至道無難이요 唯嫌揀擇이니

    지극한 도(道)란 곧 무상대도(無上大道)를 말합니다.
    이 무상 대도는 전혀 어려운 것이 없으므로 오직 간택(揀擇)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간택이란 취하고 버리는 것을 말함이니, 취하고 버리는 마음이 있으면 지극한 도는 양변(兩邊), 즉 변견(邊見)에 떨어져 마침내 중도의 바른 견해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세간법(世間法)을 버리고 불법(佛法)을 취해도 불교가 아니며, 마구니(魔軍)를 버리고 불법을 취해도 불교가 아닙니다. 무엇이든지 취하거나 버릴 것 같으면 실제로 무상대도에 계합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참으로 불법을 바로 알고, 무상대도를 바로 깨치려면 간택하는 마음부터 먼저 버리라 한 것입니다.

    2. 미워하고 사랑하지만 않으면
    통연히 명백하니라.

    단막증애 통연명백
    但莫憎愛하면 洞然明白이라

    미워하고 사랑하는 이 두 가지 마음만 없으면 무상대도는 툭 트여 명백하다는 것입니다.
    부처는 좋아하고 마구니는 미워하며, 불법을 좋아하고 세간 법은 미워하는 증애심(憎愛心)만 버리면 지극한 도는 분명하고 또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무상대도를 성취하려면 간택하는 마음을 버려야 하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 즉 증애심입니다. 이 증애심만 완전히 버린다면 무상대도를 성취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습니다.

    이상의 네 구절이 바로 [信心銘]의 근본 골자입니다. 이제 정맥으로서 낭야각(瑯揶覺)선사라는 큰스님이 계셨습니다. 그 스님에게 어느 재상이 편지로 "신심명은 불교의 근본 골자로서 지극한 보배입니다.

    이 글에 대하여 자세한 주해(註解)를 내려주십시오"하고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낭야 각선사가 답하기를 '至道無難이요 唯嫌揀擇이니 但莫憎愛하면 洞然明白이라'하는 첫 구절만 큼지막하게 쓰고, 그 나머지 뒤 구절들은 모두 조그맣게 써서 주해로 붙여버렸습니다.

    그렇게 한 뜻이 무엇일까요? [신심명]의 근본 골수는 크게 쓴 구절 속에 다 있으므로 이 구절의 뜻만 바로 알면 나머지 구절들은 모두 이 구절의 주해일 뿐 같은 뜻이라는 말입니다. 낭 야각선사가 앞 네 구절만 크게 쓰고 뒷 절은 주해로 써서 답장한 이것은 [신심명]에 대한 천고의 명 주해로서, 참으로 걸작이라는 평을 듣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실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신심명]을 바로 알려면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증애심만 떠나면 중도정각 (中道正覺)입니다.

    대주스님은 [돈오입도요문(頓悟入道要門)]에서 '증애심이 없으면 두 성품이 공하여 자연히 해탈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첫 네 구절이 [신심명]의 핵심이고 뒤 구절들은 주해의 뜻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입니다.


    3. 털끝만큼이라도 차이가 있으면
    하늘과 땅 사이로 벌어지나니

    호리유차 천지현격
    毫釐有差하면 天地懸隔하나니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 취하고 버리는 마음과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만 버리라"고 하니, "아 그렇구나, 천하에 쉽구나!"라고 생각할는지 모르겠지만, 이 뜻을 털끝만큼이라도 어긋나게 되면 하늘과 땅 사이처럼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쉽다는 것은 간택심 증애심만 버린다면 중도를 성취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고, 성불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으며, 무상대도를 성취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지만, "이 간택심을 버린다, 증애심을 버린다"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이 뜻을 털끝 만큼이라고 어긋나게 되면 하늘과 땅 사이만큼이나 벌어진다고 하니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4. 도가 앞에 나타나길 바라거든
    따름과 거슬림을 두지 말라.

    욕득현전 막존순역
    欲得現前이어든 莫存順逆하라

    "무상대도를 깨우치려면 따름(順)과 거슬림(逆)을 버리라"한 것입니다.
    '따름'과 '거슬림'은 상대법으로서, 따른다 함은 좋아한다는 것이고, 거슬린다 함은 싫어한다는 것이니, 이는 표현은 다르나 '싫어하고 좋아 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이는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데, 지극한 도를 얻으려면 따름과 거슬림의 마음을 내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5. 어긋남과 다름이 서로 다툼은
    이는 마음의 병이 됨이니

    위순상쟁 시위심병
    違順相爭이 是爲心病이니

    어긋난다, 맞는다 하며 서로 싸운다면, 이것이 갈등이 되고 모순이 되어 마음의 병이 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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