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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기도 도량/🙏서광사기도

추석

by 혜명(해인)스님 2018. 6. 26.

일 년 중 가장 밝은 달을 볼 수 있는 추석은 한해의 농사를 수확하며 부모의 은혜, 조상의 은혜, 더불어 우주 만물의 은혜에 마음 깊이 감사를 올리는 날입니다.

 

추석은 '한가위' '가위' '가윗날' '중추절' 등 많은 명칭이 있습니다.

이 날은 설날, 단오절과 함께 우리나라 삼대 명절의 하나입니다.

추석이 다가오면 들판에는 오곡이 무르익고 과일들도 영그는 때입니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때이므로 모두들 새 옷으로 갈아입고 햅쌀밥과 송편을 빚어 조상의 산소에 성묘하고 제사를 지냅니다.

우리 선조들은 조상님이 돌아가신 기제(忌祭)에 드리는 제사 말고도 명절날 제사를 드리는 풍습이 있습니다.

 

정월 초하루의 설 차례, 한식날의 성묘, 백중에는 가까운 절을 찾아 제사 지내고, 추석, 음력 3월 3일, 9월 9일 등의 명절에 가족끼리 모여 제사를 지냈습니다.

서양의 명절과 가장 다른 점이 바로 이것으로 단순히 먹고 즐기는 축제가 아니라 생사가 둘이 아닌 도리를 되새겨 조상님과 후손이 함께 경건하게 치르는 차례의 문화였습니다.

만물이 풍성한 한가위 때는 만물이 다 풍성하게 열매 맺는 결실의 계절이므로 예로부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날만 같아라.'하는 속담이 있습니다.

삼국사기에 보면 신라 제 3대 유리왕 때에 도읍 안의 부녀자들을 각기 두 패로 나누어 왕녀가 이를 거느리고 7월 15일부터 8월 한가위까지 한 달 동안 두레 삼 삼기 놀이를 하였다고 합니다.

 

마지막 진편은 이긴 편에게 한턱을 내고 〈회소곡 會蘇曲〉을 부르며 놀았다는 애기가 전해집니다. 추석 여름옷에서 가을 옷으로 갈아입는 시기로서 이때 입는 새 옷을 추석빔이라고 합니다.

추석날 지내는 차례(茶禮)는 불교 의식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백장청규(百丈淸規)'에는 차례의 뜻을 '한 솥에 끓인 차(茶)를 부처님께 바치고 또 공양드리는 사람이 더불어 마심으로써 부처와 중생이 하나가 되고 또 절 안의 스님과 신자가 같은 솥에 끓인 차를 나누어 마시면서 이질 요소를 동질화시키는 일심동체 원융회통의 의례가 차례이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교적 전통인 차례가 제사 의식에 도입되어 조상의 영혼과 후손을 융합시키고 가족과 일가친척을 한마음으로 결속시키는 의식으로 정착된 것입니다. 다만 사찰이 아닌 일반 가정에서 행해지다 보니 차(茶)가 술(酒)로 바뀌어 진 것이 다를 뿐입니다.

이와 같이 불교적 전통은 일반 가정에서 종적으로는 조상께 효를 다하고 횡으로는 일가친척을 한마음으로 하나가 되게 하는 가장 한국적인 명절 풍습으로 정착된 것입니다.

 

그 옛날 명절이면 때때옷 한 벌 얻어 입고 명절 음식을 배 불리 먹으며 즐거워하던 어린 시절의 그리운 기억들이 이제는 경제적 여유와 함께 점차 잊혀 가고 있지만, 한가위가 되면 타지에 떨어져 있든 가족들이 모여 한마음으로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는 우리의 아름다운 풍속은 계속 이어져가야 하겠습니다.

나와 남이,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둘이 아닌 도리를 깨우쳐야 진정으로 즐거운 명절의 의미를 알게 된다 하겠습니다.

 

법문을 통하여 되새겨보는 추석의 의미 -

8월 추석을 우리가 한번쯤은 음미해 볼 점이 있다고 봅니다.

어떤 분이든지 밥 먹지 않고 사는 사람 없고,

옷 입지 않고 사는 사람 없고,

물 안 먹고 사는 사람 없고,

불 쓰지 않고 사는 사람 없고,

땅 딛고 다니지 않는 사람 없습니다.

 

그리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기를 마시지 않고 사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 고로 우리가 8월 추석이라고 하는 것은 일 년 내내 농사를 지어서 우리가 첫 곡식을 밥을 지어서 놓든 떡을 해서 놓든 무엇을 해서 놓든, 이 일체 제불의 마음과 더불어 일체 만 중생과 더불어 같이 이 지수화풍이나 또는 무정물이나 식물이나 모든 마음들 한데 둥글려서 그 마음으로 깊이 감사함에 은혜를 갚는 것입니다.

 

이것을 따로따로 이야기하는 것보다도 몰아서 얘기하는 것이 간단하고 쉬울 것 같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럼 그 마음은 크다 하면 크고 작다면 작은 것입니다.

무한량이라고 해도 무한량일 수 있고, 바늘구멍 하나 안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 마음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잘 생각해서 진실하게 감사함을 느낄 줄을 모두 모릅니다.

더군다나 가깝게 있을수록 더 감사함을 모릅니다.

당장에 생명을 유지 못 하는데도 감사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 쓰는 것과 불 쓰는 것, 땅을 딛고 다니는 것과 공기를 쐬는 것, 또한 낳아주신 은혜와 일체 만물을 봄으로써 공부를 할 수 있고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고, 또 상대성 원리로서 개발을 할 수 있는 창조력을 기를 수도 있고 창조를 해 낼 수도 있는 데에 그렇게 감사함을 느껴야 될 텐데도 불구하고 그러한 모든 여건을 생각하지도 않고 감사할 줄을 모르고, 그렇게 은혜를 생각할 수가 있는 사람이 몇 안 된다고 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세상은 일체 만물만생 전부가 다 흙이든지 무정물이든지 식물이든지, 지수화풍을 막론하고 더불어 모두가 평화스럽다고 했습니다. 모두가 자유스럽게 살 수 있게끔 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의 마음이 그렇질 못합니다.

평화스럽게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여하게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음들이 물질세계에 50%만 전전긍긍하니 거기에까지 마음이 미치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그리고 내가 산다느니, 내가 했다느니, 내가 말했다느니, 그러고 망한 거는 또 타의에서 망했다느니 저 사람 때문에 우리가 못 살게 됐다느니, 이러한 문제 등등 모두가 여러분의 마음에 사무치기 때문에 밝게 내다보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팔월 추석은 우리가 농사를 지어서 먹든 모든 것을 할 때 이 한울에서 비나 태양을 내려주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도와서 일해주지 않았다면 우리가 어떻게 농사를 지었겠습니까? 하고 그게 고마워서 올리는 그런 날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귀중하게 생각하고,

즉 말하자면 이 사람들 사는 것만이 아니라 천지에 말입니다.

우주가 다 서로를 위해서 해줬기 때문에 서로 위해서 더불어 같이 감사를 올리는 겁니다.

그러니 거기에 조상도 안 끼일 수가 있나요?

그렇게 살게 해주면서 더불어 같이 부모님의 은혜도 자기를 낳아줬으니까,

낳아줬기 때문인 것만 아니라 낳아줄 수 있는 인연을 가졌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하는 그런 날이 바로 추석인 것입니다.

추석.mp3
13.19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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