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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동행을/💕법문의도량

🙏수행 없이 부처님 설법만 듣고 깨달음 얻을 수 있는지요.

by 이初心 2025. 12. 3.

    🙏수행 없이 부처님 설법만 듣고 깨달음 얻을 수 있는지요.

    【질문】
    초기 경전을 보면 부처님 설법을 듣고 그 자리에서 깨달았다는 부분이 많이 나옵니다. 마치 수행을 하지 않고도 청정한 상태에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적지 않습니다. 깨달음과 수행은 어떤 관계인가요. 반드시 수행해야만 깨달을 수 있나요.

    【각묵 스님】
    그렇습니다.
    적지 않은 초기경에 비구들이나 재가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그 자리에서 아라한이 되거나 수다원(예류) 등이 되었다는 일화가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화를 너무 단편적으로만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 그 자리에서 깨달음을 실현했다 한다고 해서, 그가 몇십 년을 살아오면서 삶에 대한 고뇌라고는 전혀 하지 않다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갑자기 깨달음을 체득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즉시에 마음이 열린 것은 부처님을 뵙기 전까지 가졌던 처절한 문제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상식적이고 더 건전한 생각일 것입니다.

    우리는 육조 스님이 떠꺼머리총각으로 있을 때 홀어머니 봉양을 위해 매일 나무해서 내다 팔다가, 어느 날 금강경 독송하는 것을 듣고 홀연 마음이 열렸다고 신이 나서 말합니다.

    그러면 육조 스님은 스무 몇 살의 노총각이 되도록 삶에 대한 진지한 고뇌나 사유 한 번 하지 않고, ‘여로’라는 연속극의 영구처럼 그렇게 살아왔는데, 〈금강경〉 한 구절을 듣고 홀연 대도에 계합한 것일까요?

    이건 너무 소설적이고 연속극적인 발상이 아닙니까?
    그분이 〈금강경〉을 듣고 마음이 열리기까지는 얼마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뇌와 성찰이 있었겠습니까?

    이런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둘째, 수행은 특별한 기법이 아닙니다.
    우리 불교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가 수행을 특정한 기법으로만 이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염불이니 화두니 위빠사나니 기도니 절이니 하는 기법만을 소행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수행을 하지 않고도 청정한 상태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하는 질문을 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초기 불교에서 수행에 해당하는 원어는 bhavana(바와나)입니다. 바와나는 문자적으로 ‘되게 함’이라는 뜻인데,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팔정도로 정의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사성제와 연기/무아에 대한 바른 안목과 이해로 요약되는 바른 견해(정견), 마음과 몸과 말의 바른 행위(정사유, 정어, 정업, 정명), 선법/불선법의 판단을 토대로 한 바른 노력(정정진), 그리고 바른 마 음챙김(정념)과 바른 삼매(정정)를 실천하는 삶의 모든 순간이 모두 수행이지, 좌선을 한다든지 염불을 한다든지 하는 특정한 수행기법만을 수행으로 봐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수행을 이처럼 수행법으로만 이해하게 되면 자칫 간화 염불 기도 절 위빠사나 등, 자기가 행하는 수행법만을 최고의 수행이라고 고집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 것을 부처님은 계금취(戒禁取, 자기가 따르는 윤리 규범과 수행기법만이 최고라는 집착)라고 하셨고, 이런 취착이 남아있는 한 결코 깨달음의 초보 단계인 예류과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셨습니다. 수행은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이를 중국 스님들은 입지(立志)라고 했고, 팔정도는 정견이라 표현합니다. 자기 실존에 대한 처절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해탈 열반의 실현을 위해서 매 순간 진지하게 사유하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수행입니다.

    그러므로 수행을 ‘처절한 문제의식에 바탕한 진지한 삶 그 자체(팔정도)’라고 정의한다면, 깨달음은 반드시 이러한 수행 즉 팔정도의 실천 혹은 진지한 삶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렇지 않은 깨달음은 자칫 영웅담이나 연속극이 되고 말 것입니다.

    🙏각묵 스님 / 초기불전연구원 지도 법사[불교신문 2122호/ 4월 19일 자]

    출처: 글쓴이: 🙏향상일로
    https://cafe.daum.net/seojinam/d4lZ/357

수행 없이 부처님 설법만 듣고 깨달음 얻을 수 있는지요.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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