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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 불교는 염세적인 종교 같은데 과연 그런가

by 혜명(해인)스님 2018. 7. 7.


卍-027 불교는 염세적인 종교 같은데 과연 그런가-卍

    우주와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를 밝힘으로써 완성된 삶, 성스러운 도(道)로 나아가기 위한 불교의 수행은 무엇보다도 우리 삶의 현실에 대한 정확하고 투철한 관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것은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덧없고 유한하며 비본질적이고 오직 괴로울 뿐이라는 냉혹한 현실인식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하여 출가수행자가 선택하는 길은 가정과 재물, 사회적인 지위 따위를 모두 포기하는 길이며, 나아가서는 온갖 명예와 욕망과 안락과 집착까지도 벗어버려야만 하는 것이어서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면 자못 비정하고도 험난한 길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이들은 불교는 염세적인 종교가 아닌가? 오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오랜 동안 유교적인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던 중국이나 한국과 같은 사회의 일부에서는 출가생활이 전제가 되는 불교의 수행을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게 여기는 경향마저 있었습니다.

    그러면 불교는 과연 염세적인 종교일까요. 그 해답은 이상과 같은 냉철한 현실인식과 세속생활의 포기가 불완전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임을 이해하면 분명해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불교도들이 추구하는 궁극의 목적은 일찍이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성취하신, 말하자면 완전한 행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무런 걸림이 없이 자유롭고 평안하며 안온한 가운데 지혜와 자비가 충만한, 참으로 완성된 삶이 불교의 목표입니다. 그러므로 이처럼 분명한 목표를 향해 정진해가는 태도를 염세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삶의 현실에 대해 이 정도 투철한 관찰도 없이 인간의 구원을 외치는 종교들이라 생각됩니다. 그들은 엄격히 말해 인류를 올바로 계도해야 할 스스로의 책임과 의무를 게을리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는 염세적인 종교 같은데 과연 그런가.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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