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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동행을/💕법문의도량

청산에 살다 가리라.

by 혜명(해인)스님 2018. 7. 8.

    갓 태어난 인간은 손을 꽉 부르쥐고 있지만 죽을 때는 펴고 있습니다. 태어나는 인간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움켜잡으려 하기 때문이고 죽을 때는 모든 것을 버리고 아무 것도 지니지 않은 채 떠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돌아가는 우리 인생 어차피 다 버리고 떠날 삶이라면 베푸는 삶이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당신이 태어났을 때 당신 혼자만이 울고 있었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미소 짓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당신 혼자만이 미소 짓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울도록 그런 인생을 사세요. 시간의 아침은 오늘을 밝히지만, 마음의 아침은 내일을 밝힙니다. 열광하는 삶보다 한결같은 삶이 더 아름답고,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 아닐까요. 저마다 서있는 자리에서 어떤 사람이 불안과 슬픔에 빠져 있다면, 그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시간에 아직도 매달려 있는 것이다. 또 누가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잠 못 이룬다면, 그는 아직 오지도 않을 시간을 가불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 쪽에 한눈을 팔면 현재의 삶이 소멸해 버린다.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 하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항상 현재일 뿐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다면, 여기에는 삶과 죽음의 두려움도 발붙일 수 없다. 저마다 서 있는 자리에서 자기 자신답게 살라. 텅 빈 마음엔 한계가 없다. 참 성품은 텅 빈 곳에서 스스로 발현된다. 산은 날보고 산같이 살라하고 물은 날보고 물같이 살라한다. 빈 몸으로 왔으니 빈 마음으로 살라고 한다. 집착, 욕심, 아집, 증오 따위를 버리고 빈 그릇이 되어 살라고 한다. 그러면 비었기에 무엇이든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수행은 쉼이다 이것은 내가 했고 저것은 네가 안했고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다는 식으로 항상 마음이 바빠서는 도무지 자유를 맛볼 수 없다 내가 내 마음을 이것"에 붙들어 매어놓고 저것"에 고리를 걸어놓고 있는데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항상 노예로 살 수 밖에 없다. -법정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