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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동행을/💕법문의도량

거북이의 교훈

by 혜명(해인)스님 2018. 7. 9.

    "비구들아 거북이 한 마리가 저녁때가 되어 물을 마시러 물가에 갔다. 때마침 하루 종일 먹이를 구하러 쏘다니던 늑대도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러 왔다가 거북을 보고 '옳거니. 저기 느림보 거북이 있구나. 이제 허기를 면하게 됐구나.'하고 거북에게 달려들었다. 거북은 물을 마시려다 느닷없이 늑대가 달려들자 혼비백산하여 목을 움츠리고 네 발을 모두 오므리고 늑대의 기색을 살폈다. 배가 고픈 늑대는 거북에게 달려들었지만 거북의 몸이 워낙 단단해서 어디 한 군데 물어뜯을 데가 없었다. 거북의 둘레를 뱅글뱅글 돌던 늑대는 거북이 머리든 발이든 내밀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거북은 늑대가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을 알고 늑대가 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냥 기다리다 지친 늑대는 다른 먹이를 찾아 가버리고 말았다. 비구들아, 마음에 조금이라도 빈틈이 생기면 거북을 노리는 저 늑대처럼 악마는 마음의 빈틈을 엿본다. 눈의 계율을 잘 지키면 파피야스(마왕 파순의 산스크리트어;惡意가 있는 사람이란 뜻)는 그 틈을 타지 못하니, 그대들은 해탈하는데 자유로울 것이다. 귀. 코. 혀. 몸. 뜻도 이와 같다." 다시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시었습니다. 거북이 늑대를 두려워해 여섯 가지를 몸 안에 감추듯 비구들은 그 마음을 잘 거두어 모든 감각과 생각을 감춘다. 의지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을 굳게 덮어 말하지 말라. 그러나 우리네 마음에는 너무나 빈틈이 많습니다. 아니 내 스스로 그 빈틈을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라도 말을 안 하면 입에 병이라도 나는지 금세를 못 참고 눈으로는 온갖 잡다한 것을 다 보려하고, 온갖 냄새, 온갖 맛, 온 생각을 다 하며 살고 있습니다. 거북이에게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늑대가 바로 달려 들 듯이 우리에게도 조그만 틈이라도 있다면 마왕 파순은 바로 달려들 것입니다. 적게 말하고, 적게 보는 그런 습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좋은날 만드소서. 성불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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