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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사리불, 아라한은 땅과 같이 인내하며

by 혜명(해인)스님 2019. 2. 20.


-95. 사리불, 아라한은 땅과 같이 인내하며 -
    -사리뿟따 장로 이야기- 부처님께서 제따바나 절에 계실 적에 사리뿟따(智慧第一 사리불) 장로와의 인연으로 제 95구를 말씀하셨다. 안거(雨安居)가 끝날 때였다. 사리뿟따 장로는 몇몇 제자를 데리고 여행길에 올랐다. 사리뿟따에게 악감정을 품은 한 젊은 비구가 부처님께 가서 사리뿟따가 자기에게 악담을 하고 때렸다고 거짓으로 일러바쳤다. 그래서 부처님은 사리뿟따를 불러 그 일을 물었다. 그러자 사리뿟따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몸가짐에 주의를 기울여 마음을 확고하게 지키는 비구가 어찌 그럴 수 있겠나이까? 어찌 동료 비구에게 잘못을 하고서 참회도 하지 않고 길을 떠나겠나이까? 저는 땅과 같나이다. 꽃을 던져도 기쁨을 느끼지 않으며, 쓰레기나 똥을 쌓아두어도 화내지 않습니다. 저는 또한 현관의 흙 털 개와 같나이다. 거지가 밟든 뿔 부러진 황소가 밟든 상관하지 않나이다. 저는 또한 몸의 불순함을 싫어하며 더 이상 몸에 집착하지 않나이다" 사리뿟따 존자가 그렇게 말하자, 그 젊은 비구는 아주 슬퍼져서 서럽게 훌쩍 거렸다. 그리고 사리뿟따에 대해 거짓말을 했노라고 고백하였다. 그러자 부처님은 그 젊은 비구의 참회를 받아들이라고 분부하셨다. 과보로 큰 벌을 받아서 머리가 부수어지게 될까봐서 이였다. 그래서 그 젊은 비구는 잘못을 인정하고 경건하게 용서를 빌었다. 사리뿟따 장로는 용서하고, 또 자기에게 잘못이 있다면 용서해 줄 것을 청하였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사리뿟따를 칭찬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사리뿟따 같은 비구는 분노도 악의도 가지고 있지 않다. 마치 땅과 같고 문설주와 같다. 그는 참고 견디며 흔들림이 없다. 진흙탕이 일지 않는 호수처럼 그는 맑고 고요하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 다음 구절을 읊어 설법하셨다. 아라한은 땅과 같이 인내하며 분노로써 대응하지 않는다. 그이는 인생의 흥망성쇠에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는 맑고 고요하다, 진흙탕이 일지 않는 호수처럼. 그런 아라한에겐 더 이상 윤회가 없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