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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공양물을 저장해 놓고

by 혜명(해인)스님 2019. 2. 20.


-92. 공양물을 저장해 놓고-
    -벨랏타시사 장로 이야기- 부처님께서 제따바나절(기원정사)에 계실 적에 벨랏타시사 장로와의 인연으로 제 92구를 말씀하셨다. 벨랏타시사 장로는 마을에서 탁발을 하던 중에, 거기서 공양을 하였다. 공양을 마친 뒤에 더 많은 음식을 얻으려고 탁발을 계속 하였다. 충분히 많은 음식을 모아서 절에 돌아와서는 밥을 말려서 챙겨 두었다. 결국 매일 같이 탁발하러 갈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2,3일 동안 선정(禪定)에 잠긴 채로 있었다. 선정의 집중 상태에서 깨어나면 모아둔 굳은 밥을 물에 불려서 먹었다. 다른 비구들은 이것에 대해 벨랏타시사 장로가 나쁘다 생각하고 부처님께 그가 밥을 챙겨 둔 일을 일러바쳤다. 그래서 그 이후로 비구가 음식을 저장해 놓는 행위는 금지되었다. 부처님은 벨랏타시사 장로에 대해서 그가 완전히 결백하며 잘못이 없다고 선언하셨다. 그는 음식물을 저장하는 일을 금한 계율이 제정되기 이전에 밥을 모았고, 음식에 대한 탐욕에서 그랬던 것이 아니라 다만 마음공부를 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그렇게 했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부처님께서 다음의 구절을 읊어 설법하셨다. 아라한은 (어떤 것도) 저장해 두지 않는다. 식사하면서 음식에 대해 잘 성찰한다. (즉, 세 가지 편지遍知에 따라 잘 성찰한다) 아라한은 윤회에서의 해방, 즉 텅 빈(空) 것이며 표 나는 것 없는(無相) 열반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다. * 저장: 주석에 의하면 이는 업과 업보를 축적하는 것 또는 시주 물을 저장해 놓는 것을 의미한다. * 음식에 대한 성찰: 세 가지 변지(遍知,parinna)에 따라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주석에 따르면 비구가 음식에 대하여 가져야 할 세 가지 변지는 다음과 같다. (a)知遍知(nataparinna): 먹는 음식의 정확한 속성을 알아야 한다. (b)度遍知(tiranaparinna): 물질적인 음식이 저급하다는 것을 납득하여야 한다. (c)斷遍知(pahanaparinna): 먹는 즐거움을 모두 버린다. * 텅 빈(空,sunnata, the Void): 주석에 따르면, 탐욕을 비운 것을 뜻한다. 열반의 다른 말이다. * 표 나는 것 없는(無相, animittam, the Signless): 주석에 따르면, 탐욕과 악의와 무지의 표가 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열반의 다른 말이다. 이와 같이 대승불교의 가장 대표적인 용어인 공(空)과 무상(無相)이 원시불전에도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