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도 효인가?
그런데도 불교에서는 한 자식이 출가하면, 부모님뿐만 아니라 일가 친척 구족이 천상에 태어난다고 하니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된다는 말입니까? 출가는 부모님을 가까이서 조석으로 뵈오며, 항상 받들고 섬기지 못한다는 점에서 불효일 것이며, 그 마음을 아프게 하기 때문에 역시 불효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생활에서 보면, 자손이 학업이나 사업이나 공무에 종사하게 되어, 외지로 멀리 나가 친히 곁에서 부모님을 못 받드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 사람들을 불효라고 할 수 없는 것은 그 이유가 정당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을 친히 모신다고하여, 가업이나 공무나 내지 자기 역량을 탁마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회를 포기한다면, 그것을 또한 효라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효는 부모님에 대한 일시적인 작은 범위의 봉양보다도 넓은 범위의, 또한 높은 차원의 효를 한 것이 보다 값있는 것이 됩니다. 이렇게 보면 출가의 효의 의미가 이해되는 것입니다. 출가한 자녀가 부모님을 가까이 친히 모시지는 못하더라도, 외지에 있다는 것으로 불효막대하다고는 할 수 없으며, 더 나아가 출가 생활한다는 것이 번뇌를 깨트려 진리를 성취하고, 모든 이웃과 겨레와 중생에게 끝없는 진리의 광명을 비춰주는 과업을 행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높은 공업은 일찍이 부모님도 하시지 못한 일일 뿐만 아니라, 모든 중생이 필경에 이 진리에서 생사해탈을 하게 되고 세계가 불국토가 되는 것이니, 출가수업은 부모님에게 있어 참으로 값있는 것이며, 자랑스러운 일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이 뜻을 아는 불자들은 자녀가 출가하였을 때, 슬픔과 아픔을 느끼기는 하지만은, 필경 인간으로서 가장 성스러운 큰 과업을 행하러 떠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그 수행이 모든 중생과 나라에 큰 공덕이 된다는 점을 생각하여,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또 일자 출가에 구족이생천(一子出家 九族生天)한다는 말도 결코 허황된 말이 아닙니다. 자식 한 사람이 번뇌에서 나와 진리의 길을 닦을 때, 그 공덕은 출가자와 가까운 인연 있는 사람에게 먼저 미치게 됩니다. 마치 아침 동천에 해가 솟아오를 때, 해와 가까이 있는 구름부터 찬란한 금색광명으로 바뀌는 거와 같습니다. 설사 일자 출가에 일가가 망한다는 현상이 눈에 보이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범부 눈에 보인 현상에 불과합니다. 진리 세계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일자출가에 구족이 생천할 뿐만 아니라, 그 인연으로 불법을 닦아 극락에 나고 보리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자가 출가하였다면 그 집안은 진리에 의하여 튼튼하게 보장된 집안이며, 그 부모님은 현생에 있어서 진리광명을 입을 뿐만 아니라, 영원히 사후에도 출가한 아들의 법려과 함께 하여 든든한 의지처를 얻는 것입니다. 집에 있는 효자의 효가 부모님의 생전 동안에 그치지만, 출가한 아들의 효는 영생토록 길을 밝히고 의지가 되는 것을 알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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