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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동행을/💕법문의도량

지옥과 천당-효봉 스님

by 이初心 2022. 12. 28.

    지옥과 천당-효봉 스님

    효봉 스님께 한 신도가 여쭈었다.
    “스님, 사람이 살아생전에 좋은 일 많이 하면 극락에 가고, 나쁜 일 많이 하면 지옥에 간다고들 하는데 정말인가요?”

    “아무렴 그렇구 말구.”
    “그럼 정말로 극락과 지옥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요, 스님?”
    “아무렴 있구 말구.”
    “사람이 죽은 뒤에 저세상에 가면 거기에 지옥도 있고 극락도 있다, 그런 말씀이십니까? 스님?”

    “아니야. 지옥과 극락은 저세상에 있는 게 아니구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있어.”

    신도는 깜짝 놀랐다. 극락과 지옥이 저세상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에 있다니, 그런 말은 처음 들었던 것이었다.
    “아니 스님, 이 세상 어디에 지옥과 극락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어디긴 이 사람아. 도처에 지옥이 있고 도처에 극락이 있지.”

    그러시면서 효봉 스님은 당신이 엿장수를 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효봉 스님이 출가하기 전 엿장수를 하면서, 어느 해 겨울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그 마을 부잣집에 초상이 났다고 하여 그 집에 머물며 품삯을 받고 허드렛 일을 해주기로 하였다. 그 초상집은 아들만 다섯을 둔 부잣집이었는데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모여든 아들 다섯은 아버님 장례를 모시기도 전에 재산 다툼을 벌여 형제간에 피가 낭자한 싸움판을 벌였다. 형제들은 서로 뒤엉켜 싸우고 여자들은 제각각 제 남편을 편들며 울고불고 아우성이니, 초상집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생각을 해보시게. 바로 이런 초상집이 지옥이지, 지옥이 따로 있겠나?”

    그제서야 신도는 고개를 끄덕였다.
    효봉 스님의 말씀을 듣고 보면 지옥도 극락도 먼 데 있는 것이 아니요,
    지금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구석구석에 수없이 널려있다.
    그리고 그 지옥과 극락은 바로 우리가 우리 손으로 스스로 만들고 있다.

지옥과 천당-효봉 스님.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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