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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동행을/💕법문의도량

간절하게 공부해서 불교의 맛 느끼세요

by 이初心 2023. 3. 7.

    간절하게 공부해서 불교의 맛 느끼세요.

    "천하 만물이 무비선(無非禪)이요.
    천하 만상은 무비도(無非道)이니라"

    선(禪)의 세계는 부처님의 것도 중생의 것도 아닙니다.
    선(善), 악(惡), 생(生), 멸(滅)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선의 세계입니다.
    선을 알게 되면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습니다.
    잠을 자지 않아도 졸음이 오지 않지요.
    척 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바로 내가 선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부처님 법은,
    백천만겁 난조우(百千萬劫難遭遇,백만 겁의 시간을 지내도 만나기 어렵다)입니다.
    ‘생사가 시급한데 누굴 위해서 사느냐’ 이런 생각 한번 하지 않고, 그냥 살아서는 절대 수미산 고개를 넘어가는 불자가 될 수 없습니다. 중생은 목을 뚝 떼어 나무에 걸어놓고 덤비고 설쳐야 뭔가 노력하는 대가가 하나 나오지, 그렇지 못하고 그냥 대충하는 일로는 불법은 고사하고 열반상은 감히 생각도 못 합니다.

    성자 이차돈의 목에서만 흰 피가 나오지 않습니다.
    모두 진심으로 간절하게 공부하면 흰 피가 나옵니다.
    꼭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야 합니다.
    그래야 오도독오도독 씹히는 불교 공부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물질 복지지 말고 무가복(無價福, 써도 써도 없어지지 않는 복)을 지으라고 했어요. 이 산승이 무가 보물 얻는 방법을 일러줄 테니 열반상을 깨달아 그 맛을 보고 한바탕 춤을 추어 보시기 바랍니다.

    내 마음 가운데 성품을 알기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마음 가운데 있는 내 성품을 알려고 하면 알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여, 옆에 밥을 두고도 그것을 한 번 찾아볼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 밥이 섞어서 먹을 수가 없을 정도로 집중해야 합니다.
    도를 찾기 위해서는 대체적으로 아프고 힘든 고난을 겪게 됩니다.
    배가 고프고, 신물이 나올 정도가 돼야 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이 49년 설한 말씀은 탐진치(貪瞋癡) 3독(三毒)을 쉬라는 것입니다.
    중생심은 전부 욕심으로 생겨나고, 욕심은 어리석은 마음으로부터 생겨나니 중생심을 버리고, 놓고, 쉬어야 합니다. 그 세 가지만 다 놓아버리면 그 자리가 바로 극락세계요 열반 세계입니다.

    우리가 불교를 믿는다고 하지만 어떻게 해야 결실을 맺을까요?.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인연 토를 만나서 싹을 틔워야 합니다.
    씨앗의 눈이 트이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땅을 만나도 필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지식이 한번 꽝하고 쳐주면 눈이 번쩍 떠집니다.
    눈이 밝아지면 천하의 만물이 선 아닌 게 없고 세상만사가 도 아닌 게 없으니, 발길에 채이는 게 도이고 눈이 보이는 게 다 진리입니다.

    그러니 진짜 선지식을 찾아가서 생로병사 그것이 무엇입니까?
    하고 무릎이 닳도록 사정하고, 애원해야 합니다.
    나는 출가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전국의 선지식을 찾아 법거량을 다녔어요.
    19세 되던 해였을 겁니다.
    사흘간 차를 타고 부산 내원사 현칙 스님을 찾아갔어요.
    스님은 고교 교장을 지내고 목사로 있다가 출가하신 분이었지요.

    스님께 대뜸 “도 좀 나눠주세요”했어요.
    그러자 스님께서 ‘이 경상도 문둥이 새끼가 뭘 달라는 거야. 자기 집에서 가지고 온 도는 안주면서 남의 도를 빼앗아 가려고 한다’며 쫓아내셨지요. 그래서 울면서 산에서 내려왔어요. 스님께서는 자기가 가지고 온 도는 짓밟고 남의 도만 궁금해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 것입니다.

    내가 23살 때였어요.
    당시 64세로 해인사 조실이시던 효봉 큰스님을 무작정 찾아갔지요.
    그런데 대중 스님들이 막아서요.
    아직은 큰스님을 친견할 만큼 안됐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곳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효봉 스님이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셔요.
    방 안에 들어가자 대뜸 하시는 말씀이 ‘하심해라’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상심도 못 하는데 어떻게 하심을 합니까” 했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도를 알려고 왔소. 도는 집에 있는데 왜 왔소?” 라고 말씀하세요.
    한참을 있다가 스님께서 “7일간 시간을 줄 테니 글을 써와라.” 해서 글을 써갔어요.
    그것을 보고 효봉 스님이 ‘인장 찍어라.’하고 말씀하세요.
    그러더니 ‘이놈 새끼 니가 나를 살릴래 죽일래’하며 어찌나 호통을 치시던지….
    조실 방에서 물러 나와 3일간 머리에서 열이나 꼼짝도 못 하고 방구석에 처박혀 있었어요.
    현재 백양사 방장 서옹 큰 스님이 소식을 듣고 찾아와 밥을 입에 넣어주시는데, 아무리 해도 안 넘어가요. 6일 만에 일어났지요.

    그 뒤로 하루에 열 번씩 조실 방에 들어갔지만 효봉 스님은 끝내 입을 떼지 않으셨습니다. 한 달이 지나 산중 법회가 열렸어요. 법석에 오른 효봉 스님은 10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저 부처를 솥에 넣고 끓여서 대중공양해라’하고 말씀하세요.
    10분 있다가 다시 말씀하시길 ‘맛이 어떠냐?’
    그런데 대중들이 아무 말도 못 했어요. 그러자 효봉 스님께서 법석에서 내려오시더니 주장자를 흔들며 ‘시주밥 인연도 못 들었다고. 다 가’라고 호통치셨습니다.

    대중들이 혼비백산했지만 제가 자리를 지키고 있자 스님께서 저를 쳐다보셨습니다.
    제가 큰스님께 “대중은 모르니 효봉 당신이 대답해 주시오”하자 스님께서 호탕하게 웃으셨습니다.

    불자님들! 절이 뭐 하는 곳입니까.
    내가 왜 절에 오는지 알아야 해요.
    그것을 모르면 헛것입니다.
    부처님이 쉽게 삶의 이치를 얘기해 주는데 어렵게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부처님이 법당에 과일이나 밥 달라고 앉아있는 것 아닙니다. 그런데 절에 와서 밥 한 그릇 올리고 복 달라는 사람들이 왜 그리 많아요. 옛날 중국의 양무제가 절을 수천 개를 짓고 금탑을 여러 군데 쌓고 했는데도 달마대사가 좋은 일을 많이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양무제가 “중국 천하에 절을 많이 지었는데 내 공덕이 얼마나 됩니까?” 하고 달마대사께 물으니까 ‘소무공덕(所無功德)’ 이라 했어요.
    터럭만 한 공덕도 없다는 얘기입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상을 내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짜 열반상을 구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도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원효 대사 말씀에 ‘올 때는 빈손으로 오고 갈 때도 빈손으로 가니, 진짜 가져갈 것은 뭐냐 하면 내가 일생에 잘못한 업을 지고 간다.’ 했습니다.
    눈만 꿈뻑해도 의미를 알아 인식하는 것이 화두입니다.
    말의 알맹이를 척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해야 합니다.

    불교가 융성하려면 불자들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우리 불법은 깨달음을 얻을 것이냐 말 것이냐 이겁니다.
    20년, 30년, 60년을 살아도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누군지도 모른다면 삶을 헛산 것입니다.

    보살과 처사들의 도가 철철 넘쳐나는 사자 새끼가 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생사고해를 넘고자 하면 천하를 쥐고 흔들 수 있는 그런 기백과 용기와 분한 마음이 충만해야 합니다.

    나와 내가 만나면 딸이 어머니 만나는 것보다, 아들이 아버지 만나는 것보다, 어느 누구를 만나는 것보다도 그렇게 좋고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나를 외면하고 다른 물질 환경에만 끌리고 팔려서 허덕허덕하다가 진흙탕에 빠지면 어느 누가 건져 주겠습니까?

    내 손으로 밥을 먹고 내 발로 걸어 다닐 때 설 땅이 어디 있는지 한번 살펴봐야 됩니다.
    촌음시경(寸陰是競, 한 치 그림자의 움직임도 다툴만하다) 입니다. 천년만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정신의 진리인 무상계(無相界, 영원불멸한 깨달음의 세계)를 턱 발견해서 살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부처님 법을 그대로 실천 수행하면 현재 이대로가 극락세계가 되고, 부처님 뱃속에 들어가도 그 사람 마음이 어지럽고 흐트러지면 곧 지옥이에요.

    그래서 부처님이 한마디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짓는다)라 했습니다. 마음의 문을 알고 무릎을 치면 산과 들이 모두 내 것처럼 반갑고 청이 술술 나옵니다.

    ‘영축산에 용이 없으니, 금개구리가 판을 치네.’

    -성수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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