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낚시하는 사람들 보면 붕어를 낚는다.
뭐를 낚는다 할 때, 그 물고기가 좋아하는 걸 걸어요, 싫어하는 걸 걸어요?
당연히 좋아하는 걸 걸겠죠? 그 물고기는 좋아하는 걸 먹었는데, 낚싯밥에 걸리듯이 쥐를 잡을 때도 그 쥐가 좋아하는 걸 놓아요? 싫어하는 걸 놓아요? 좋아하는 걸 놓죠. 그러니까, 좋아하는 것을 잘 못 먹으면 이런 현상이 일어나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결혼을 후회하는 것도 쥐약 먹은 것과 비슷합니다. 결혼한 것을 잘못됐다고 하는 게 아니라 좋은 걸 선택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 잘 선택하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이렇게 결과가 나빠지는 것은 하나님의 벌인가, 아니면, 전생의 죄인가? 아니면, 사주팔자인가? 결론은 물고기가 무지해서 그렇다. 다른 말로 무명(無明) 즉 무지는 지혜가 없다. 무명은 밝지 못하다, 어둡다라는 뜻이죠.
이게 모든 고(苦: 괴로움)의 근원입니다.
갑자기 다니다가 이렇게 회오리바람이 부는 것은 이것은 벌이 아니고 죽는 사람의 사주팔자가 그래서 그런 게 아니고 우리 인간의 어리석음. 무지. 자연현상의 무지 때문에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것입니다.
우리 인생도 그와 비슷하다.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면 내 탓이다. 내 탓이라고 하면 내가 잘못을 했다는 말이 아니고, 나의 무지(無知) 때문이라는 거예요.
예컨대 남자가 인물도 잘생겼고, 돈도 잘 쓰고, 친절도 하고, 키도 크고 이래요. 아, 참 좋다. 이래서 애를 써서 결혼해서 땡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사는 게 힘들어요. 왜? 그런 남자는 유부남이라도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죠. 그럼 그런 남자를 선택하면 그런 결과는 남자가 못돼서 그런 게 아니라, 이런 건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남자가 대가 세고, 추진력 있고, 그래서 결혼했다. 이러면 어떨까. 남자가 고집불통에 도대체가 소통이 안 되는 거라. 자기 마음대로 해요. 아버지가 그런 남자였던 게 싫어서 친구처럼 얘기도 잘 들어주고, 친절하고, 그런 남자를 선택했다면? 이 남자와 결혼하면 편안하겠다 해서 결혼하면 매사에 줏대가 없고, 남자 같지가 않아.
칼을 선택하면 날카로워서 좋은 면도 있지만 칼에 손을 베일 수도 있다. 솜을 선택하면 부드러워서 좋지만 힘이 없다. 사물에는 이런 성질이 있는데 우리가 이 물질을 잘못 선택한 게 아니라 우리가 하나를 선택해놓고 내가 필요하면 칼이 되었다가, 내가 필요하면 솜이 되었다가 내가 필요하면 송곳이 되었다, 이렇게 내 욕구대로 상대가 되기를, 예를 들면, 내 아버지처럼 됐다가, 때로는 야성적인 남자가 됐다가, 때론 하인처럼 됐다가. 내가 원하는 대로 요술 방망이처럼 이렇게 바뀌어줘야 하는데 이렇게 바뀔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이런 사람은 부처님이나 보살인데 보살이 자기하고 결혼할 리가 없지. 그 남자도 여자가 예쁘고 그래서 좋아하는데 인물이 예쁘면 인물값하고, 돈 있으면 돈값하고 다 제값을 해요. 이것은 다 나의 어리석음 때문이다. 내가 나빠서도 아니고 이 어리석음. 몰라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쥐가 나빠서 이러는 게 아니에요. 쥐가 음식의 맛있음만 생각했지, 쥐약을 생각하지 못한 거예요. 쥐가 매일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한 번은 접시에 음식이 담겨져 있어요. 그걸 보고 와~ 횡재다, 라고 생각하고 먹어요. 그게 황천길이에요. 왜? 쥐한테 그렇게 차려줄 사람이 없잖아. 그럼 자기 꼬락서니를 알면, 위험하다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자기 처지를 잊고, 저걸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말이에요.
우리 인생을 보면 남편이 어떻게 하거나, 부인이 어떻게 하거나 부모님이 어떻게 하거나 할 때, 내부를 들여다보면 다 원인이 있어요. 그냥 막 흥분할 것이 아니라, 원인을 살펴 적절히 대응하면, 지금보다 더 낫다. 덜 괴롭고,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