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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광불화엄경- 제 5 장 여래광명각품(如來光明覺品)

by 혜명(해인)스님 2018. 7. 3.


-제 5 장 여래광명각품(如來光明覺品)-
    그때 부처님의 두 발로부터 무수한 광명이 비쳐 나와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것을 비추었다. 부처님께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으시자 문수보살을 비롯한 많은 보살들이 저마다 자기의 동료들을 데리고 부처님의 주위에 모여들었다.

    문수보살은 다음과 같이 부처님을 향해 찬탄하였다.

    "여래는 이 세상 모든 것은 꼭두각시[幻]와 같고 허공과 같다고 깨달았습니다. 그 마음은 청정하여 걸림이 없고 모든 중생을 깨닫게 합니다.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그 모습은 황금의 산과 같이 눈부시고 보름달과 같이 밝게 빛났습니다. 태어나시자 곧 일곱 걸음을 걸으셨고, 그 한 걸음 한 걸음은 무량한 공덕을 지녔으며, 지혜와 선정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밝고 맑은 눈으로 시방세계를 두루 살폈습니다. 그리고 중생들이 기뻐하는 것을 보시고 빙그레 웃으셨습니다.

    또 사자와 같이 위엄을 갖춘 음성으로 '천상천하에 오직 나 홀로 높다[天上天下唯我獨尊]'라고 외치셨습니다.

    가비라성을 나와 출가할 때는 모든 속박을 벗어버리고 모든 부처님들이 닦은 대로 수행 정진하여 항상 번뇌의 불이 꺼진 조용한 마음의 상태[寂滅]를 원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드디어 깨달음의 피안 (彼岸)에 이르러 미혹과 번뇌의 소멸을 체험하셨습니다.

    그 후 중생들을 위해서 진리의 바퀴[法輪]를 굴리어 대비심(大悲心)으로써 가르치셨습니다. 그리고 사바세계의 인연이 다한 후에는 열반에 드셨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지금도 더욱더 다함없는 힘으로 자유자재한 진리를 설하고 계십니다." 그때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무수한 세계를 비추자 세계 안에 있는 온갖 것이 드러났다. 이 세계는 부처님이 연화장의 사자좌에 앉아 시방세계의 무수한 보살들에게 싸여 있는 것과 같았고 또 하나하나의 세계에서도 그와 같았다.

    문수보살은 또 다음과 같이 설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진리는 매우 깊어서 빛깔도 모양도 없습니다. 그 세계는 모든 번뇌를 뛰어넘었으며 모든 아집(我執)을 떠났으며, 때문에 공적(空寂)하며 청정합니다. 깨달음의 세계는 넓고 광대무변하여 그 안의 온갖 존재는 서로 얽히고 설켜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하나하나는 해탈해있고, 본래가 항상 공적하여 모든 속박으로부터 떠나 있습니다." 또 문수보살은 이와 같이 부처님의 깨달음의 세계 안에서 수행하고 있는 보살들의 실천에 대해 설법하였다.

    "첫째는 인간의 세계나 천신(天神)의 세계에 있어서 추구하는 모든 쾌락을 떠나 항상 커다란 자비심을 행하고 모든 중생을 구하고 지켜야 합니다. 이것이 보살의 으뜸가는 실천입니다.

    둘째는, 깊이 부처님을 믿고 그 마음이 퇴보하지 않도록 항상 모든 부처님을 마음속에 지녀야 합니다.

    셋째는, 영원히 생사의 바다를 떠나 불법(佛法)의 흐름을 따라 맑고 깨끗한 지혜에 안주해야 합니다.

    넷째는, 일상생활 속에서 늘 부처님의 깊은 공덕을 생각하고 낮이나 밤이나 이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섯째는, 과거, 현재, 미래가 무량한 것을 알아 태만한 마음을 일으키지 말고 항상 부처님의 공덕을 구해야 합니다.

    여섯째는, 자기 자신의 실상을 관찰하고 모든 것이 적멸(寂滅)함을 알고 아(我)와 무아(無我)에 대한 집착을 떠나야 합니다.

    일곱째는, 중생의 마음을 관찰하여 미혹의 망상을 떠나고 진실의 경계를 완성해야 합니다.

    여덟째는, 끝없는 세계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가득하게 하고 모든 진리의 대해(大海)를 남김없이 마시는 초인적인 지혜를 완성해야 합니다.

    아홉째는, 모든 부처님 나라 안에 존재하는 형상이 있는 것과 형상이 없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열 째는, 헤아릴 수 없이 무수한 부처님 나라에 있는 한 알의 티끌까지도 하나의 부처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자비 광명으로 무수한 세계를 비추시니 그 세계에 있는 모든 것이 남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수보살은 이어서 다음과 같이 또 설법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진리를 굳게 지키고 행하여 낮과 밤을 가리지 않으며, 항상 정진하면서도 조금도 피로를 느끼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가장 험난한 삶과 죽음이 반복되는 윤회의 큰 바다를 넘어 '나는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남김없이 생사의 바다를 넘게 하리라'고 크게 말씀하십니다.

    중생들은 생사의 흐름 속에 헤매면서 애욕의 바다에 잠기고, 무지(無知)와 미망(迷妄)이 열 겹 스무 겹으로 마음을 덮고, 칠흑과 같은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중생은 번뇌가 가리키는 대로 행하며 다섯 가지 욕심[五欲]에 취하고 망상을 일으켜서 영구한 세월 동안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세계의 온갖 고뇌를 낱낱이 끊고 해탈하신 분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대비 (大悲)의 세계입니다.

    부처님은 생사의 근본인 아집을 끊었지만, 중생들은 아직 이러한 아집에 의하여 생사의 세계를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은 중생을 적멸의 세계로 이끌어 들이기 위하여 최고의 진리를 설하십니다. 이것이 대비의 세계입니다.

    중생은 고독하고 의지할 곳도 없으며, 탐욕하고 성내며 미망에 속박되어 있습니다. 중생이 항상 이와 같이 번뇌의 불길에 타고 있는 것을 보시고 부처님께서는 이 고뇌로부터 중생을 구하리라 서원(誓願)하십니다. 이것이 대비의 세계입니다.

    중생은 나고 죽은 윤회의 바다에서 헤매다가 바른 길을 잃고 나쁘고 고통스러운 길에 들어서서 어둠 속에 떨어졌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지혜의 등불을 밝히고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여 주리라 생각하여 마침내 부처님 스스로가 그 등불이 되셨습니다. 이것이 대비의 세계입니다. 생사의 바다는 깊고 또 넓어 끝이 없습니다. 중생은 여기에 빠져서 표류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진리의 커다란 배를 만들어 남김없이 중생을 태우고 생사의 바다를 건네주십니다. 이것이 대비의 세계입니다.

    부처님의 깊은 가르침을 듣고 믿어 의심치 않게 하며, 적멸의 세계를 관찰하되 두려운 마음을 갖지 않게 하며, 어떠한 근기의 중생과도 동화(同和)하여 적절한 방편으로써 해탈의 길로 이끄십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사람[人]과 하늘[天]의 스승이십니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한 생각[一念] 사이에서 관찰하여 보면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없으며, 현재도 또한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실상에 따라서 잘 관별하고 그것을 알며 궁극의 모습을 체득하면 부처님의 자유 자재한 힘을 얻어 시방의 모든 세계를 볼 수가 있습니다.

    부처님께 공양하고, 모든 것을 잘 참아내는 지혜를 닦고, 깊은 선정(禪定)에 들고, 진실한 가르침을 관찰하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기쁜 마음으로 부처님을 향해 나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이와 같이 가르침을 행하면, 보살은 최고의 깨달음에 빨리 도달할 수가 있습니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 가르침을 묻고 받들어 그 믿는 마음이 물이 가득한 것과 같이 항상 움직이지 않아 물러서지 않으며, 일상생활 속에서 부처님의 공덕을 갖추고, 모든 사물은 있는 [有] 것도 아니고 없는[無]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깊이 체득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바르게 관찰하면 보살은 진실하게 부처님을 받들어 모실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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