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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동행을/💕법문의도량

부처님은

by 혜명(해인)스님 2018. 7. 9.

    부처님께서 슈라바스티 성에 계실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니이다이라는 이름의 불가촉천민이 인분이 가득 들어 있는 통을 메고 밭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아난존자와 함께 걸식을 하고 계셨는데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을 뵙고자 거리에 나와 있었습니다. 니이다이 또한 부처님을 뵙고 싶었으나 초라한 행색에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자신으로 인해 혹시나 부처님께 폐가 될 것 같아 길모퉁이에 숨어 부처님이

    지나가시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니이다이의 그 착한 마음을 아시고 니이다이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셨습니다. 자신이 있는 곳으로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본 니이다이는 당황하면서 멀리

    달아나려고 서두르는 바람에 그만 인분 통이 벽에 부딪쳐 깨지면서 더러운 인분이

    사방으로 튀고 말았습니다. 니이다이 뿐만 아니라 부처님의 옷까지 더럽혀졌습니다. 니이다이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더러워진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면서 사죄하였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자비로운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시며 손을 내미셨습니다. "니이다이여, 내 손을 잡고 일어나 거라." 니이다이가 더욱 당황해 하며 어쩔 줄 모르고 허둥대자

    부처님께서 거듭 말씀하셨습니다. "니이다이여, 이리 오너라. 나와 함께 강물로 가서 씻자." "저같이 천한 자가 어찌 감히 부처님과 함께 갈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저는 지금 온 몸이 오물로 더럽혀져 있지 않습니까." "염려하지 말아라, 니이다이여. 나의 법은 청정한 물과 같으니 일체를 받아들여 더러움으로부터 정화하여 해탈케 하나니 빈부귀천이 나의 법 안에서는

    모두 하나가 되느니라." 우리는 32상 80종호의 거룩한 상호를 갖추신 부처님만 찾아 헤매느라 정신이 없어 내 옆에 와 계셨던 부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멸시까지 하지는 않았을까요? 모든 사람을 부처님 같이 바라볼 때 진정 우리는 부처님을 친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