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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동행을/💕법문의도량

사대주를 가져도 버리지 못하는 욕심

by 혜명(해인)스님 2018. 7. 9.

    어느 때 부처님께서 슈라바스티국의 급고독원에 계셨는데, 그 때 아난존자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상 사람은 너무나 적구나. 능히 욕심에서 만족하는 뜻이 있는 자 적고, 욕심을 여의려 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 적구나. 세상 사람으로서 욕심에서 만족하는 뜻이 있고, 욕심을 여의려 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는 참으로 얻기 어렵구나." 아난존자는 해질녘이 되자 부처님께 낮에 생각했던 바를 그대로 여쭈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그렇고 그렇다. 세상 사람은 너무나 적느니라. 능히 욕심에서 만족하는 자 적고, 욕심을 여의려 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 적느니라. 세상 사람으로서 욕심에서 만족하는 뜻이 있고, 욕심을 근심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는 참으로 얻기 어렵 너니라. 아난다야, 세상 사람으로서 욕심에서 만족하는 뜻이 있고, 욕심을 여의려 하다가 목숨을 마치는 자는 지극히 얻기 어려우니라. 아난다야, 다만 세상 사람은 너무도 많고 많구나. 욕심에서 만족하는 뜻이 없고, 욕심을 여의려 하지 않다가 목숨을 마치는구나. 무슨 까닭인가?" 부처님은 이와 같이 이 세상은 욕심을 절제할 줄 아는 이가 적고, 욕심을 절제할 줄 모르는 사람이 너무도 많음을 한탄하시면서, 옛날에 정생(頂生)이라는 한 왕이 있었는데, 그가 어떻게 욕심을 부렸고 그 욕심의 결과가 어떤 종말을 가져오게 되었는지를 아난존자에게 들려 주셨습니다. 옛날에 잠부주(洲)에 정생이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그는 전륜왕으로 총명하고 지혜가 있었고, 4종의 군사와 7보를 거느려 천하를 호령할 뿐만 아니라 여의족(如意足)이라는 신통력까지 갖추었으므로 무슨 일이든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아들은 천명이나 되었고, 얼마나 풍족한 생활을 누렸는가 하면 7일 동안 궁중에서 보물을 비처럼 뿌려 무릎까지 쌓이게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풍족한 생활을 하던 정생왕은 서쪽에 잠부주보다 더 풍족한 고오야니주가 있다는 말을 듣고, 그 곳을 차지하리라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그에게는 여의족이라는 신통력이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모든 일이 뜻대로 되었기 때문에 곧 고오야니주에 이르러 그곳을 다스리게 되었습니다. 정생왕은 오래 동안 고오야니주에 머물면서 온갖 향락을 만끽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나는 잠부주를 가졌고 다시 고오야니주를 가졌다. 그런데 나는 일찍이 동방에 풉바비데하주가 있어,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을 가졌다고 들었다. 나는 이제 풉바비데하주에 가서 그 곳을 다스려야겠다." 다시 정생왕은, "나는 잠부주, 고오야니주, 풉바비데하주를 가졌고 온갖 풍족함을 다 누렸다. 그러나 나는 일찍 옛 사람에게서 북방에 웃다라주가 있어,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우며, 많은 백성을 가졌고, 거기는 <남>이다 <나>다 하는 생각이 없고, 또한 받는 바도 없다고 하지만 나는 이제 웃다라주를 가 보고 그 곳을 다스리고, 또 모든 권속을 거느리리라." 이렇게 4대주를 가진 정생왕은 다시 삼십삼천에 욕심이 생겼습니다. 정생왕은 마음먹은 대로 삼십삼천으로 갔습니다. 그곳의 주인인 제석천왕은 정생왕을 반갑게 맞아 자리의 반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정생왕이 자리에 앉자 제석천과 정생왕은 모든 면에서 조금도 차별이 없었는데 다른 것이라곤 눈 깜빡이는 것만 달랐습니다. 이렇게 해서 정생왕은 삼십삼천의 반을 차지하고 제석천과 같이 온갖 영화를 누리면서 살았는데, 세월이 지나자 욕심이 생겼습니다. "나는 사대주를 가졌고, 이제 제석천의 반자리에 앉게 되었다. 나는 제석천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 위의와 예절과 옷도 다름이 없는데 눈 깜빡임만이 다를 뿐이다. 이제 제석을 몰아내고 반자리마저 빼앗아 천인의 왕이 되어 스스로 자재하리라." 정생왕이 이런 생각을 하자 그는 갑자기 잠부주로 떨어져 중병에 걸리게 되었고 마침내 죽고 말았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은 정생왕의 이야기를 아난존자에게 들려 주시고 다시 게송을 읊으셨습니다. 하늘이 묘한 보배 비처럼 내리어도 욕심이 많은 자는 만족하지 않누나. 욕심이란 괴로울 뿐 즐거움 없나니 슬기로운 사람들 마땅히 알라. 비록 황금을 얻어 쌓아 설산(雪山)과 같다 한들 그 어느 하나에도 만족함이 없나니 슬기로운 사람들 이렇게 생각하라. 하늘의 묘한 오욕(五欲) 얻을지라도 이 오욕 즐거워하지 않고 애욕과 욕심 끊어 집착하지 않으면 그 사람 등정각(等正覺;부처님의 다른 이름)의 제자니라. 《사주경(四洲經)》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정생왕은 4주를 얻었지만 양이 차지 않았습니다. 4주는 수미산의 사방에 있는 4대주로써 남섬부주, 동승신주, 서우화주, 북구로주를 말합니다. 우리네 욕망은 끝이 없고 끝없는 욕망의 끝은 내 자신의 파멸일 것입니다. 풍족하다고 해도 만족할 줄을 모르면 항상 부족하지만, 부족해도 만족할 줄 안다면 항상 남아 돌 것입니다. 분수를 아는 생활, 절제할 줄 아는 삶이 참 삶일 것입니다. 오늘도 좋은 날 만드소서. 성불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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