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유마힐이 병들어 누웠다는 소문을 듣고 국왕을 비롯한 대신 장자거사와 바라문등
수많은 권속들이 병문안을 오게 됩니다.
유마힐은 자기에게 병문안을 오는 사람들을 상대로 법문을 합니다.
여러분,
이 몸은 무상하니 덧없고 늘 건강한 것이 아니며
큰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단한 것도 아니며
빨리 노쇠하여 가는 것임에 믿을 것도 못되며
괴로운 것이고 시끄러운 것이며 모든 병이 모인 것입니다.
이와 같은 몸이라는 것은 믿고 의지할만한 것이 못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이요.
누구나 몸이라는 것을 다 가지고 있는 이상 병에 걸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몸을 가지고 가르침을 하는 것은 참으로
교묘한 방편이라 할 만 합니다. 계속이어 집니다.
이 몸은 물거품과 같아서 만질 수가 없으며
멀리 눈에 어리는 아지랑이와 같아서 목말라 하는 애정으로 생긴 것이며
이 몸은 파초와 같아서 속이 단단한 심이 없으며
이 몸은 요술쟁이의 눈속임과 같은 것이며
인간이 한편 생을 사는 모습이 꼭 연극배우가 연극을 하는 것과 같고
마술사가 마술을 부리는 것과 같다고 하는 겁니다.
이 몸은 꿈속과 같아서 허망으로 보이는 것이며
이 몸은 그림자와 같아서 업으로 나타난 것이며
이 몸은 메아리와 같아서 인연으로 울려나는 것이며
이 몸은 구름과 같아서 잠시 변하여 없어지는 것이며
이 몸은 번개와 같아서 잠간도 머물지 않아서 지나가는 바람과 같으며
번갯불이 일어나자마자 사라져 버리고 자취를 남기지 않듯이 우리 몸의 활동도
그와 같다는 말입니다.
이 몸은 실답지 못하니 지. 수. 화. 풍의 사대가 모인 것이며
이 몸은 공한 것이니 나와 내 것을 여읜 것이며
반야심경 강의 때 말했듯이 몸은 지수화풍의 이합집산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모여 있을 때만 몸뚱이로 보이지 흩어지면 아무것도 없는 공이라
그래서 나와 내 것이 여이었다고 하는 겁니다.
이 몸은 앎이 없나니 초목이나 돌멩이와 같으며, 우리몸속에 마음이 들어있기 때문에 생각하고
배우고 익히는 것이 있지 마음이 없으면 나무나 돌멩이나 다름없는 것이지요.
이 몸은 본래 작용도 없지만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이며(움직이는 힘을 바람이라 함)
이 몸은 깨끗지 못한 것이라 더러운 물질이 가득 찬 것이며 이 몸은 허망한 것이라 목욕하고 옷 입히고
먹여 주어도 마침내 마멸되어 없어지고 마는 것이며. 이 몸은 모든 화근이라
백한 가지 병이 늘 괴롭히는 것이며 우리 몸에 백한 가지 병이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 병명은
내가 잘 모르고 있습니다.
다만 이 백 한 가지 병에 지수화품 4대가 뱃대를 하니까 사백사병이 됩니다.
기도하고 축원할 때 사백사병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하는 것이 이것입니다.
이 몸은 우물의 벼랑처럼 늙음에 쫓기어 떨어져 들어가는 것이며
(해석) 이 말이 나온 배경적 애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길을 가는데 미친 코끼리가 달려옵니다.
미친 코끼리를 피하려고 언덕 위에 있는 우물 속으로 피해서 나무뿌리에 매달렸습니다.
아래를 보니 독충이 입을 벌리고 있고
그 옆에는 다섯 마리 독사가 있고 흰쥐와 검은 쥐가 칡넝쿨을 갉아먹고 있다.
그런데 위에서 물이 뚝뚝 떨어져서 얼굴에 묻어 흘러내리더니
입속으로 흘러 들어오게 됩니다.
그런데 그 맛이 달콤하니 아주 좋은 맛이 있어요. 꿀이라,
그 꿀을 빨아 먹느라고 위험에 처해 있는
자신을 깜박 잊고 꿀맛에 취해 있다는 것입니다.
미친 코끼리는 세상 풍상 무상의 세월이지요.
나무뿌리는 우리의 생명 흰쥐와 검은 쥐는 낮 과 밤
독충은 아귀 같은 악도를 상징,
독사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탐진치 삼독을 단물은 오욕 즐거움을 상징하는 것인데
이렇게 잠시의 즐거움에 마음이 끌려 장작 인생의 큰일을 잊고 있는 것이
우리범부들의 상태라는 것을 잘 비유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