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사람들에게,-원성스님
자살.
진정 스스로 죽어야 할 것은 생명이 아니라, 울컥울컥 솟아오르는 자기의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감정이다. 모든 삶은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인간이 겪어야 하는 자연의 이치입니다. 껍질에 불과한 우리의 육신은 길게는 구십년 후 짧게는 태어나자마자 죽음을 맞게 되기도 합니다. 신은 불공평하게 누구는 병든 채 태어나고 누구는 오래 살고, 누구는 태어나자마자 죽게 만들었습니다.
누구는 부잣집 아들로, 누구는 추한 여자로, 누구는 장애인으로 누구는 사창가 여자로, 알코올 중독자로-
이보다 더 많은 삶들이 더 각기 다른 모습으로, 이 지구란 땅덩어리 위에서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은 수천수만 전 세계 모든 삶에게 각기 다른 인생을 고통을 기쁨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번 한 번의 생으로 끝나 버린다면, 또다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힘들고 어려운 고통 속에서만 살아 온 인생은 너무나 억울할 것입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이토록 모순된 삶을 겪는 것이 싫어서, 극락과 천국을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 한 방편으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아닌지요.
죽음은 죽음으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시작입니다.
삶은 내가 풀어야 할 과제를 해결할때 까지 끝까지 반복되는 것입니다.
인과의 법칙, 업 이러한 불교의 교리가 구차하게 들릴지 몰라도,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듯이, 그 당연한 진리를 우리는 잊고 살아갑니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되돌아보면 꿈같이 흘러간 지난 인생이 얼마나 짧았던가.
이루어 놓은 것도 없이 빈손인 나 자신, 그렇지만 그 안에 성숙한 영혼을 깊어 가는 영성을 생각 합시다.
아픔과 고통, 기쁨과 행복이 함께하는 삶 속에서, 배워가며 성찰하며 나 자신이 있어 순간순간 다행이라 생각하며, 얼마 남지 않은 이번 생이, 괴롭더라도 희망이 없더라도 살아야 합니다. 딱히 절대자의 훌륭한 진리가 아니더라도, 살아가는 가운데 절망스럽고 고통스러운 내 삶 자체가 가장 훌륭한 스승이 될 것입니다.
어차피 또 생을 겪게 될 것이라면, 이번 생은 철저히 고통을 감수하고,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 단계 성숙된 영성으로 살아가시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해 봅니다.
윤회는 언젠가 완성될 결국 활짝 열릴 우리들의 공부를 돕는 만행의 길입니다.
생이 힘들더라도,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자신을 깨우치기 위한 스승이라 생각하며 하루하루 수행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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