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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동행을/💕불교자료실

계행(戒行)부터 지켜라.

by 이初心 2023. 4. 1.



    계행(戒行)부터 지켜라.

    원효스님은 "비록 재주가 많고 학문이 높다 하더라도 계행(계율)이 없는 이는 아무리 보배가 있는 곳으로 인도를 해도 가지 않는 바와 같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부처님께서 얽어 묶는 계를 제정하신 것일까?
    부처님께서 최초로 계행에 대해 말씀하시게 된 데는 다음과 같은 배경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부처님 당시의 어느 때 흉년이 들어 모든 비구들이 제대로 먹지 못해 배를 곯고 있었습니다. 그때 신통력이 매우 빼어난 목련존자가 부처님께 말했습니다.

    "부처님, 저 설산에 가면 아뇩발지라는 못이 있는데, 그 못가에는 주인이 없는 갱미(곡식)가 많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것을 좀 가져다가 먹으면 어떠하겠는지요?"

    갱미는 논에 자라는 피와 같은 것으로, 사람들이 일부러 심지 않아도 바람이 불어와 저절로 싹이 트고 자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을 죽 훑어다가 삶아서 걸쭉하게 먹으면 요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목련아, 설산 아뇩발지가 여기서 얼마나 되느냐?"
    "약 삼천리쯤 됩니다."
    "그 먼 곳을 어떻게 가서 가지고 온다는 말이냐?"
    "신통이 있으니까 그걸 써서 다녀오면 되지 않습니까?"
    "너와 같이 신통이 있는 이들은 신통을 써서 가지고 온다 하더라도, 신통이 없는 다른 비구들은 어떻게 하느냐?"
    "제가 데려가기도 하고 가져와서 나누어 주기도 하면 됩니다."
    "아서라, 목련아. 지금의 너희들은 그렇다 하더라도, 미래 말세의 비구들은 그런 일을 당하였을 때 어떻게 하겠느냐?"
    "그때의 일은 잘 모르겠습니다."

    "모를 일을 어떻게 하느냐. 우리가 지금 영산회상에서 하는 모든 일은 미래 말세의 모든 비구들에게 모범이 되는 것이니라. 하고 싶은 대로 신통을 함부로 부리면 불법이 오래가지 못하느니라."

    목련존자는 신통제일 존자로서 기운이 셀 뿐 아니라 신통력이 매우 뛰어났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들은 목련존자는 다시 여쭈었습니다.

    "부처님, 그렇다면 불법이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그렇다. 계행이라는 것이 있으면 불법이 오래 가느니라."
    "그 계행이란 어떠한 것입니까?"
    "여기 수만 송이의 아름다운 꽃들이 있다고 하자. 많은 사람들을 환영하기 위하여 높은 단 위에다 그 꽃들을 장식해 놓았을 때, 바람이 불면 그 꽃들은 모두 흐트러져버릴 것이다. 그러나 계행이라는 밧줄이 있어서 그 꽃을 묶어 고정시켜 놓는다면 꽃들은 흩어지지 않고 오래 갈 수 있는 것이니라."

    "그렇게 좋은 것이 있으시다면 어서 그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 계행을 실천하겠습니다."

    "기다려라, 목련아. 옷이 떨어지기도 전에 미리 옷을 기울 필요는 없는 것이니라. 옷이 떨어지고 헤어졌을 때 바늘과 실로 깁는 것이지, 떨어지기도 전에 미리 기울 까닭이 무엇이냐. 바로 이것이 계행이니라."

    진정 출가한 본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계행을 지켜야 합니다. 계행이 없으면 선정이 담길 리가 없습니다. 그릇이 깨어졌으니 선정의 물이 담겨 있을 수가 없습니다. 감로병이 부수어졌으니 감로수가 담겨 있을 까닭이 없습니다.

    물이 담겨 있어야 찌꺼기가 가라앉고, 고요히 맑은 물에 달이 비치어 지혜가 성취되는 것입니다.

    -일타 스님-
    출처: 향상일로님 글에서

계행(戒行)부터 지켜라.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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