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오늘 아들하고 같이 왔습니다.
지금 중학교 2학년인데 저랑 대화할 때는 상당히 이상도 높고 생각도 많은데, 그런데 실천력에 있어서는 말하는 거 같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얘기를 좀 스님이 해 주셨으면 해서 일어났습니다.
▒ 답
누가 낳았다?
누가 길렀다?
누구 닮았게?
(ㅎㅎ 그러실 줄 알고 용기를 냈습니다)
딴소리 하지 말고, 애는 아무 문제 없으니까 자기나 잘해. 자기나 잘하고 오늘부터 집에 가서 계획한 대로 실천을 딱딱해. 아침 5시에 일어나서 한 시간 기도하고 남편이 뭐라 해도 '예, 예'하고. 남편이 뭐 잘나서 그런 게 아니라. 그리고 자기가 계획 잡은 건 딱딱 정확하게 하고. 그렇게 하면 아이는 서서히 닮아서 변할 거예요.
그러니까 애는 탓하지 말고, 그냥 놔두세요. 자기 대로 살게 좀 놔두세요. (아이 보고) 얘야. 좋지? 잘 왔다. (대중들 폭소)
(스님, 저한테도 좀 힘을 주십시오)
자기한테 지금 힘주잖아. 아이한테 신경 쓰지 마라, 그러면 자기 힘 반은 덜잖아?
아이 신경 쓴다고 자기 에너지 다 뺏기거든. 자기 아까운 인생을 다 버리고 있어. 좀 놔둬. 그럼 애도 좋고 나도 좋고. 둘 다 좋은 일은 안 하고 왜 나는 나대로 신경 써서 내 인생 없애고, 애는 애대로 억압받아 살기 힘들고. 왜 그래? 왜 그렇게 원수지간처럼 살아?
놔두고. 자기 아침 일찍 일어나 한 시간씩 기도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ㅎㅎ)
하여튼 재미있어요. ^^
지금 아이 데리고 와서, 우리 애한테 좋은 말해 주세요. 이 말이죠?
그런데 내가 말 안 하는 이유가 내가 좋은 말 해 주면, 애 엄마가 반대할 거예요.
내가 보고. 어, 나랑 가자. 데리고 가 버리면 어떻게 하려고? (ㅎㅎ)
또, 물어보고. 공부하기 싫나? 예. 그럼 하지 마라. 이래 얘기해줄 건데. ㅎㅎ
이렇게 내가 아이 편들지 뭐 때문에 왜 내가 자기편 들어, 아이한테 인심 잃는 말을 왜 하겠어? 나도 현명한 사람이야 ㅎㅎ
애는 문제없어요.
부모가 자식을 믿어야지. 자꾸 내 생각대로만 하면 안 돼. 놔두세요. 잘할 거예요. 왔다 갔다 하면서 좀 실수도 해 가면서 부모가 안 믿어 주면 이 세상에 누가 믿어 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