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祈禱)가 무엇인지, 그 정의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 즉문
과연 기도(祈禱)가 무엇인지, 그 정의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도를 열심히 하는 걸 보면 기도에 대해서 더 궁금해집니다.
▒ 법륜 스님
기도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용어가 있고, 여기 정토회에서 기도라고 할 때는 수행의 의미로 말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도'라고 말할 때는, 자기가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부처님이나 보살님에게, 하느님이나 여러 신들에게 그것을 간절하게 갈구하는 것을 기도라고 합니다.
원하는 것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그냥 이루어지기만 바라는 게 보통 사람들이라면 기도를 하는 사람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간절하게 정성을 쏟는다 이 말입니다. 이 간절하게 정성을 쏟을 때, 그 정성이 얼마나 깊으냐 아니냐에 따라 기도가 성취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합니다.
만약 부모가 중병이 들어 어떤 약으로도 안 될 때 의사가 깊은 산, 눈 속에 핀 꽃이라야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면 보통 자식이라면 지레 포기하겠죠. '없는 걸 어떻게 해'하면서 그러나 부모의 병을 고쳐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한 자식이라면 불가능을 가능케 하려고 설산 속에 들어가 꽃을 찾아 헤맬 것이고, 그 간절함이 바로 '기도'입니다.
그것이 법당에서 '절'로 표현되느냐, 그것이 학생의 '공부'로 표현되느냐, 그것이 일하는 사람이면 '일'로 표현되느냐, 어떻게 표현되느냐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를 뿐입니다.
기도는 이렇게 '얼마나 간절하냐?'가 중요한데, 또 중요한 것은, 그것이 '바른 방향이냐?'의 문제입니다. 바른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은, 기도를 욕심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만일 학생이 공부는 열심히 안 하면서, 좋은 대학 가게 해 달라고 절만 하고 있다든지 부모 병을 고쳐보겠다는 자식이 약초를 구하기 위해서 산을 헤매지 않고 그냥 방에 앉아서 절만 하고 있다면, 그건 쉽게 해결하려는 욕심일 뿐입니다.
기도는 누가 보더라도 '부모를 살리기 위해서 저렇게 애쓰는구나.' 하는 감동이 있어야 합니다. 감동이 있으면 누가 큰돈이라도 내놓거나, 자기만 알고 있던 비법을 알려주거나 합니다. 뭔가 감동이 있어야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기도를 할 때는 간절해야 하고, 간절함은 감동을 부르고, 그 감동이 기적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말하기를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욕심으로 해선, 사람이든 신이든 감동을 안 합니다.
▶두 번째로 기도는 업장 소멸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입니다.
남편이 술 먹는 게 괴로워서, 못 봐주겠기에 남편이 술 좀 안 먹게 해달라고 할 때 사실은 남편이 술 먹는 그 사실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걸 편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 마음이 문제인데 그래서 그 간절함은 상대를 바꾸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바꾸는 데 있습니다. 경계(변화의 마디)로부터 끄달리지 않고 자유로워지는 그러한 경지에 이를 때까지 꾸준히 나를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럴 때 이제 기도문이 '술은 보약입니다,
남편에게 좋은 약입니다.'라는 기도문이 주어지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볼 때, 술이 나쁘다는 생각 때문에 남편을 고치려는 것이고, 그게 안 되니까 마음이 괴로운 건데 술이 나쁘다는 생각은 '제법이 공(空)하다'는 진리에 어긋나니까, 그 생각만 고쳐먹으면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그래서 술을 나쁘다고 보는 내 업식을 고치는 데 촛점이 맞추어집니다.
현실적으론 자꾸 업식 때문에 잘 안되더라도, '공(空)한 이치'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정진해 나아가야 합니다.
기도문에서 '술이 약'이라고 한다고 해서 진짜 약이라고 알라는 게 아니라 술은 약도 아니고 독도 아닌데 그런 분별심이 바로 내 마음에서 일어남을 알아차리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독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괴로워지고, 약이라고 생각하면 그 괴로움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또,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약이라고 하는 기도문은 방편일 뿐입니다.
부처님께선 부처님의 가르침도 뗏목으로 알라고 하셨습니다.
강을 다 건너고도 뗏목을 메고 가면 어리석듯이 문제가 해결되면 약이라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그런 정진을 우리가 여기 정토회에선 '기도'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일반적으로 세상에서 말하는 기도는, 자기의 바람을 성취하기 위해서 간절한 마음을 내어 노력하는 걸 말하고, 수행자가 사용하는 기도라는 것은, 경계 따라 일어나는 자기 마음을 보고 경계에 끄달리지 않는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기 업식을 소멸해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기도는 대상(목표)에 초점을 맞추지만, 수행자의 기도는 오직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바로잡는 데 관심을 둘 뿐이다.
-🙏법륜 스님-
출처: 글쓴이: 🙏향상일로
https://cafe.daum.net/seojinam/d4lZ/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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