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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동행을/💕법문의도량

옛 사람의 찌꺼기

by 혜명(해인)스님 2018. 7. 10.

    제나라 환공이 대청위에서 글을 읽는데 윤편이 뜰아래에서 수레바퀴를 깎고 있었습니다. 그가 망치와 끌을 놓고 올라와서 환공에게 물었습니다. "감히 묻자온대, 전하께서 읽으시는 책에는 무슨 말이 쓰여 있는지요?" 환공이 말하길, "성인의 말씀이지." "성인은 살아 계십니까?" "이미 돌아가셨느니라." "그렇다면 전하께서 읽으시는 것은 옛 사람의 찌꺼기에 불과하겠군요." 환공이 말하였습니다. "과인이 책을 읽는데 수레바퀴나 깎는 놈이 웬 참견이냐? 올바른 근거를 댄다면 모르겠거니와, 대지 못하면 죽음을 면치 못하리라." 그러자 윤편은, "신은 신이 하고 있는 일로 미루어 그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수레바퀴를 깎는데, 엉성하게 깎으면 헐거워서 견고하지 못하고, 꼼꼼하게 깎으면 빡빡해서 들어가지 않습니다. 엉성하지도 꼼꼼하지도 않게 깎는 기술은 손의 감각으로 터득하여 마음으로만 알 뿐이지 말로는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무엇인가 비결이 있기는 하나 제 자식에게 가르쳐 줄 수 없고, 제 자식 역시 제게 가르침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이 칠십이 되도록 수레바퀴를 깎고 있는 것입니다. 옛 사람도 깨달은 바를 전하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니 전하께서 읽고 계신 것은 옛 사람의 찌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던 게지요." 그렇습니다. 옛 사람들이 남긴 좋은 글로서 우리는 머리로는 알지라도 마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진정 마음으로 알려면 글을 남긴 옛사람의 경지에 올라야 그것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책으로 의지하는 지식으로서는 알 수 없는 길입니다. 오직 내가 직접 함으로써 얻어지는 지혜로서만 가능한 일이지요. 뭔가 조금 배웠다고 그것을 전부 다 아는 양 하는 분들을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옛사람들의 찌꺼기를 정말 내 것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겠지요. 찌꺼기만을 바라보다 보니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알맹이는 찾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 글을 보시면 꼭 천 마디의 염불을 하시라는 부탁의 말씀드립니다. 관세음보살이건 지장보살이건 석가모니불이건 불자님들 입에서 쉽게 나올 수 있는 것을 택해서 하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불교는 앎의 종교가 아닌 지혜의 종교입니다. 기도 잘 하고 계시죠? 예, 라고 하시는 분들이 그립습니다. 나무 구고구난 관세음보살 오늘도 좋은날 만드소서. 성불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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