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도사 부처님이,
죽도 살도 않는 이치 깊이 알아 훈도하니,
자세한 전후 말씀 소연하기 일월 같다.
천만고 명현달사 견성 득도한 사람이 향하사 모래수라,
견성 득도하게 되면 생사를 면하나니,
천경 만론 이른 말씀 조금도 의심 없다.
나도 초년 입산하여 지금껏 공부하여 깊이깊이 공부하여 다시 의심 영절하니,
어둔 길에 불 만난 듯,
주린 사람 밥 만난 듯,
목마른 이 물 만난 듯.
중병 들어 앓는 사람 명의를 만난 듯,
상쾌하고 좋을시고, 이 법문을 전파하여 사람 사람 성불하여 생사윤회 면하기를 우인지우(憂人之憂) 낙인지락(樂人之樂) 이내 말씀 자세히 듣소.
사람이라 하는 것이 몸뚱이는 송장이요 허황한 빈 껍데기,
그 속에 한낱 부처 분명히 계시나니,
보고 듣고 앉고 서고
밥도 먹고 똥도 누고
언어 수작 때로 하고 희로애락 분명하다.
그 마음을 알게 되면 진작 부처 이것일세.
찾는 법을 일러보세.
누우나 서나 밥 먹으나 자나 깨나 움직이나,
똥을 누나 오줌 누나 웃을 때나 골낼 때나,
일체처 일체 시에 항상 깊이 의심하여 궁구하되 이것이 무엇인고?
어떻게 생겼는가?
큰가? 작은가?
긴가 짧은가 밝은가 어두운가, 누른가 푸른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도시 어떻게 생겼는고?
시시때때로 의심하여, 의심을 놓지 말고 염념 불망하여가면 마음은 점점 맑고 의심은 점점 깊어,상속부단(相續不斷)할 지경에 홀연히 깨달으니, 천진 면목(天眞面目) 좋은 부처 완연히 내게 있다.
살도 죽도 않는 물건 완연히 이것이다.
하늘땅이 손바닥 위에 있고 천만년이 일각이요, 허다한 신통 묘용 불에 들어 타지 않고 물에 들어 젖지 않고, 크려면 한량없고 작으려면 미진 같고, 늙도 않고 죽도 않고 세상천지 부러울 것 다시 무엇 있을소냐?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어도 걱정할 일 전혀 없고,
헌 옷 입고 춥더라도 무엇 다시 걱정하며,
성신 같다 칭찬해도 좋아할 것 다시없고,
고약하다 욕하여도 한 줌 걱정 도시 없고,
천지에 불관이요 생사에 불관이요. 빈부에 불관이요.
시비에 불관이요. 생사에 불관이요.
홀연히 한 무사인(無事人)이 되었으니, 이것을 부처라 하느니라.
이 몸을 벗고 가더라도 가고 오기를 자제하여 죽고 살기를 제 마음대로 임의로 하여 죽는 사람 같지 않고, 무심 무사 심상하니 세상 사람 생각하면 고통 불쌍하다. 도인이라 하는 이는 몸뚱이는 죽더라도, 불생불멸 이 마음이 천상 인간 자재 유희 소요 쾌락 한이 없네.
제불 조사 이른 말씀 추호나 속일쏘냐?
광음이 유수 같아 죽는 날이 잠깐이니.
부지런히 공부하여 생사 대사 면해보세.
이 노래를 다 못 마쳐 한등(閑燈)은 명멸(明滅)하고, 사벽송성(四壁松聲) 소소(蕭蕭)하니, 야이하시(夜而何時)요 무인문(無人聞)이라.
묵묵히 앉아 헤아려 보니 글로도 다 기록할 수 없고 말로도 다 하지 못함이라.
붓을 놓고 책을 덮고 그만 쓰려하지만, 이 일의 소식을 누가 짐작할 것인가?
오호라, 세상 사람, 복혜(福慧)를 겸수(兼修) 하소.
경에 이르시되,
부모에게 효성하고, 청정한 스님네들 공경하고,
대중에 화합하고, 가난한 이를 도와주고,
부처님께 참회하되,
향화로 공양(供養)하고, 지극 정성을 다하여서 업장을 소멸하면 감응도교(感應道交)가 여징수월(如澄水月)이라.
이상의 다섯 가지를 평상시에 닦아 가면 복이 한없다 하시니라.
중생은 개미나 이같이 작은 것도 죽이지 말고,
남에게 욕하고 언짢은 소리 하지 말고,
머리 터럭만 한 것도 주지 않은 것을 취하지 말고,
조금도 골내지 말고,
항상 마음을 넓게 가지고 부드럽게 가지고,
내 마음과 몸을 낮추어 가지면 만복(萬福)이 자귀의(自歸依)라 하시니,
부처님 말씀대로 수행하여 동공성불(同共成佛)을 발원(發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