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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동행을/💕법문의도량

바보 판다카의 깨달음

by 혜명(해인)스님 2018. 7. 9.

    어느 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기원정사를 나서려는데, 한 청년이 큰 소리로 울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름 아닌 대중 가운데서 가장 어리석다고 알려진 판다카라는 수행자였습니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다가가 물으셨습니다. "판다카야, 너는 왜 울고 있느냐?" "부처님, 저는 형이 가르쳐 준 부처님 말씀을 아무리 외우려고 애써도 외워지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형은 저더러 희망이 없으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합니다. 부처님, 저는 이곳에 있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만 합니까?" "너는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느냐?" "예, 정말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좋다. 그렇다면 너는 오늘부터 내 곁에 머물면서 '빗자루로 티끌을 쓸어라'라는 말만 외우고 생각하여라. 판다카야, 능히 할 수 있겠느냐?" "부처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판다카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워낙에 어리석어서 '빗자루'를 생각해 내면 '쓸어라'를 잊어버리고, 겨우 '쓸어라'를 생각해 내면 '빗자루'를 잊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안 대중들이 놀려대자 판다카는 더욱 걱정이 되어 슬펐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판다카에게 이르셨습니다. "판다카야, 너는 대중들의 처소를 쓸고 닦을 수 있겠느냐?" "예, 그런 일이라면 정말로 잘 할 수 있습니다." 그 후 판다카는 매일 같이 대중들의 방과 마루를 열심히 쓸고 닦았습니다. 그때마다 대중들은 그를 가엾이 여겨 '빗자루로 티끌을 쓸어라'하고 외쳤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판다카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빗자루는 무슨 뜻이고, 티끌은 무엇을 말하는가?' 날이 가고 달이 흘러도 판다카는 이러한 생각에 매달려 마루의 티끌을 쓸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히 이 말을 외우게 되었고 마침내 그 깊은 뜻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번뇌가 바로 티끌이고 지혜는 빗자루로구나. 내 이제 지혜의 빗자루로 번뇌의 티끌을 쓸어서 청정한 본래의 마음을 찾아야겠다.' "부처님, 이제야 겨우 깨달았습니다." "무엇을 깨달았느냐? 말해 보거라." "쓴다는 것은 지혜의 빗자루로 번뇌의 티끌을 쓸어 본래 제 마음을 찾는 것입니다." "착하고 착하구나? 판다카야! 너는 이제 진리의 눈을 떴구나. 너는 이제 진리를 깨친 성자가 되었느니라." 모든 사람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판다카 자신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며,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노력을 하였기에 소원을 성취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하고 싶다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뭔가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신심을 일으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도 좋은 날 만드소서. 성불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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