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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과 동행을/💕법문의도량

늦게 출가한 비구니 소나의 서원

by 혜명(해인)스님 2018. 7. 9.

    부처님 당시 사밧티에 소나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결혼해서 열 명의 아들을 두었기 때문에 '자식 부자 소나'라고 불렸습니다. 그녀의 아이들이 모두 성장해 자립하게 되었을 무렵에 소나의 남편은 출가 수행자가 되어 버렸고 그녀는 자식에게 의지해 사는 힘없는 노파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자식과 며느리들이 늙은 어머니를 잘 보살피고 봉양하는 것이 아니고 날이 갈수록 쓸모없는 물건처럼 취급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들의 구박과 며느리들의 눈치 속에서 하루하루 살다 보니 노파 소나는 서글픈 생각만 들고 인생이 고달프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파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기 위해 여승원을 찾아갔습니다. 여승원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은 노파는 뒤늦게라도 자신의 참다운 인생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출가하고 싶다는 애원을 했습니다. 여승원의 비구니 스님들도 노파의 입장과 굳은 서원을 인정하여 머리를 깎고 여승이 되게 하였습니다. 대개의 경우 수행자들은 젊고 기운이 왕성한 시기에 출가를 하기에 어려운 고행도 참을 수가 있는데, 소나는 이미 힘없고 늙어서 다른 수행자들에 비해 수행하는데 있어서 더 많은 고통이 따랐습니다. 하지만 불법에 귀의하여 수행자가 된 그녀의 서원은 누구보다 굳건했습니다. '나는 이미 늙어서 수행 길에 들어섰으니 남보다 더욱 노력해야 한다.' 매일 이렇게 결심을 하고 온갖 잡심부름을 하루 종일 하고도 밤이면 남들이 자는 틈에 더욱 열심히 정진했습니다. '출가하여 수행인이 되었으니 만약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오히려 자식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할 것이며 부처님에게도 누를 끼치는 일이 된다.' 는 각오를 매일 하면서 열심히 수행을 하자 얼마 뒤 그녀는 '노력하는 소나 비구니'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소나 비구니에게 다음과 같은 부처님의 말씀이 들려왔습니다. "설사 백년을 산다 해도 최상의 진리를 깨닫지 못한다면 단 하루를 살아도 최상의 진리를 깨달은 사람을 따를 수 없다." 부처님의 이러한 말씀을 듣자 소나 비구니는 문득 성자의 경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며칠 뒤 부처님은 비구니들의 특색을 말씀하는 자리에서 소나 비구니에 대해 이렇게 칭찬을 하셨습니다. "소나는 근면, 성실하게 노력하는데 는 으뜸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인정을 했건만 다른 수행자들은 소나 비구니가 성자에 오른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고 늙은 비구니로 얕잡아 보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행하면서 오랫동안 잡일을 해온 터라 다른 수행자들이 툭하면 소나 비구니에게 잡일을 시키곤 했습니다. 소나 비구니는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이 성자의 위치에 있음을 밝히지 않고 그들의 심부름을 해 주면서 정진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평소와 다름없이 어떤 수행자가 소나 비구니에게 많은 물을 끓여 놓으라고 시킨 뒤 일을 보러 나갔다가 얼마 후에 들어왔습니다. 소나 비구니는 나갈 때와 마찬가지로 그대로 앉아서 참선만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수행자는 소나 비구니가 물을 끓여 놓지 않았으면 야단을 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불 땐 흔적이 없는데도 물은 펄펄 끓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야 소나 비구니가 신통력으로 물을 끓여 놓았다는 것을 알고는 그날부터 그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합니다. 오늘도 좋은날 만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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