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十卷 廻向偈 (오십권 회향게)
勤修功德無數劫 (근수공덕무수겁)
如來正覺莊嚴身 (여래정각장엄신)
四輪本性無生滅 (사륜본성무생멸)
三世平等到彼岸 (삼세평등도피안)
*수 없는 겁 부지런히 공덕을 닦아
*바른 깨달음으로 여래의 몸을 장엄하였도다.
*생멸이 없는 것이 사륜의 본래 성품이니
*삼세가 평등하면 피안에 이르니라.
【功德】
불교에서 장차 좋은 과보를 얻기 위해 쌓는 선행을 말한다.
범어 Guna를 번역한 말로, 연기(緣起)와 윤회를 근본으로 하는 불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행위의 하나이다. 공덕의 종류는 냇물에 징검다리를 놓아 다른 사람들이 쉽게 건널 수 있게 하는 월천공덕(越川功德), 가난한 사람에게 옷과 음식을 주는 구난공덕(救難功德)·걸립공덕(乞粒功德), 병든 사람에게 약을 주는 활인공덕(活人功德) 등 매우 많으며, 선한 마음으로 남을 위해 베푸는 모든 행위와 마음 씀씀이가 모두 공덕이 된다.
또한 공덕(功德)은 보시(布施)·지계(持戒)·선정(禪定)을 통해서 쌓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덕은 보시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으며, 불가(佛家)에서는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하고, 자신이 힘들여 쌓은 공덕을 남에게 돌릴 줄 아는 이를 이상적인 불자의 모습이라고 본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공덕은 불법에 귀의하여 깨달음을 닦는 것이고 이러한 사람을 보고 함께 기뻐하는 것도 큰 공덕이 된다. 이러한 공덕은 끝이 없어서 수천사람이 횃불 하나에서 저마다 홰를 가지고 와서 불을 붙여 가더라도 원래의 횃불은 사그라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절과 탑을 세우고, 경전을 옮기며, 불상을 모시는 행위가 모두 공덕을 쌓는 것이고, 남을 돕고 액막이를 하며 방생하는 풍속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공덕은 결과보다 그것을 쌓고 닦아 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劫】 겁파(劫波)라고도 한다. 세계가 성립되어 존속하고 파괴되어 공무(空無)가 되는 하나하나의 시기를 말하며, 측정할 수 없는 시간, 즉 몇 억만 년이나 되는 극대한 시간의 한계를 가리킨다.
그 길이를 『잡아함경(雜阿含經)』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방과 상하로 1유순(由旬:약 15 km)이나 되는 철성(鐵城) 안에 겨자씨를 가득 채우고 100년마다 겨자씨 한 알씩을 꺼낸다. 이렇게 겨자씨 전부를 다 꺼내어도 겁은 끝나지 않는다. 또, 사방이 1유순이나 되는 큰 반석(盤石)을 100년마다 한 번씩 흰 천으로 닦는다. 그렇게 해서 그 돌이 다 마멸되어도 겁은 끝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구사론(俱舍論)』 권12에 의하면 이 주(洲)의 사람의 수명이 무량한 때를 지나서 주겁(住劫)의 처음에 이르러서 수명이 점점 줄어 열 살에 이르는 동안을 이름하여 처음의 일주중겁(一住中劫)이라 한다. 이 뒤의 십팔(十八, 겁(劫))은 다 증감(增減)이 있다. 즉, 10세에서 늘어나 팔(八)만세에 이르러, 다시 8만세로부터 줄어서 10세에 이르는데 이를 이름하여 제이주중겁(第二住中劫)이라고 하며 이 뒤의 십칠주중겁(十七住中劫)도 이와 같다. 제이십주중겁(第二十住中劫)은 10살부터 늘어서 8만세에 이르게 된다. 일체의 겁증(劫增)은 8만을 지남이 없고 일체의 겁감(劫減)은 오직 십(十)세가 그 끝이다>라고 했다. 이에 의할 것 같으면 주겁(住劫) 이십겁(二十劫) 중 처음의 제일겁(第一劫)은 감겁(減劫), 뒤의 제이십겁(第二十劫)은 증겁(增劫). 중간의 십팔겁(十八劫)은 증감겁(增減劫)임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수명이 한량없이 긴 때로부터 차차 줄어서(후세(後世)에서 인수(人壽) 8만 4천 살로부터 백년마다 한 살씩 준다고 해석했다) 열 살이 되는 동안을 감겁(減劫)이라 하고 인수(人壽) 열 살로부터 백년마다 한 살씩 다시 늘어나서 8만 4천살이 되는 시간을 일증겁(一增劫)이라 하며 이렇게 한 번 줄었다가 늘어나는 기간의 일증감겁(一增減劫)을 일소겁(一小劫)이라 한다.
또 증겁(增劫)중에는 수명ㆍ중생ㆍ생활도구ㆍ선품(善品, 심성(心性)이 선량하고 총명한 것)의 사(四)종이 증가한다고 하여 이것을 사증성(四增盛)이라 하고, 감겁(減劫)중에는 이 네 가지가 쇠퇴(衰退)한다고 한다. 또 이 세계는 일정기간 동안에 이루어지고(성겁(成劫)), 일정기간 동안에 이루어진 모습 그대로 유지하며(주겁(住劫)), 일정기간 동안에 무너지게 되고(괴겁(壞劫)), 일정기간 동안은 아무 형체도 없는 공간 상태로 있게 되는데(공겁(空劫)), 이것을 성(成)ㆍ주(住)ㆍ괴(壞)ㆍ공(空)의 사겁(四劫)이라고 한다.
이 세계가 이루어져 가는 동안인 성겁(成劫)의 처음을 겁초(劫初)라 한다. 이 성(成)ㆍ주(住)ㆍ괴(壞)ㆍ공(空)의 사중겁(四中劫)을 합하여 일대겁(一大劫)이라 하는데 사중겁(四中劫)의 길이는 각각 이십소겁(二十小劫)이므로 일대겁(一大劫)은 팔십소겁(八十小劫)이 된다. 선종(禪宗)에서는 천지개벽 이전이란 의미로 공겁이전(空劫以前)이란 말을 쓴다.
보살이 발심(發心)한 뒤 부처가 될 때까지의 수행의 기간을 삼아승지(三阿僧祗) 백대겁(百大劫)이라 하며, 삼승지백대겁(三僧祗百大劫)ㆍ삼지백겁(三祗百劫)이라고도 한다. 아승기(asamkhya)는 무수(無數)라고 옮기며 헤아릴 수 없다는 의미이다.
가장 가까운 과거의 일대겁(一大劫)을 장엄겁(莊嚴劫), 현재의 일대겁(一大劫)을 현겁(賢劫), 다음 미래의 일대겁(一大劫)을 성숙겁(星宿劫)이라고 하며, 이것을 합하여 삼겁(三劫)이라고 한다.
【如來】
범어(梵語)로는 타타아가타(tatha-gata)라고 한다. 이 말은 두 단어(tatha-+gata 또는 tatha+agata)의 합성어로, 그 단어에 따라 해석에도 약간의 차이가 따른다. 타타아(tatha-)는 여시(如是) 또는 여실(如實)이라는 뜻이고, 타타(tatha)는 진실의 뜻이 있다. 가타(gata)는 ‘가다[逝]’는 뜻이 있고, 아가타(agata)는 ‘도달한다.’, 또는 ‘오다[來]’라는 뜻이 있다. 그 원어의 정확한 의미는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불교 주석서에는 대략 여덟 가지의 설명이 제시되어 있다.
후기 대승불교에서 여래는 모든 사람에게 내면적으로 갖추어져 있는 본질인 불성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즉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하는 진여와 같은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모든 중생은 그러한 여래를 자신 안에 품고 있기 때문에 깨달음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여래는 존재하는 모든 것의 참된 상태로서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궁극적 실재를 지칭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tatha-gata는 지금까지의 부처들과 같은 길을 걸어서 열반의 피안에 간 사람, 또는 진리에 도달한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따라서 여래는 ‘여실히 오는 자’, ‘진여(眞如)에서 오는 자’라는 뜻이며, 진여세계에서 와서 진여를 깨치고 여실한 교화활동 등의 생활을 한 뒤에 사라져 가는 이로서, 부처와 같은 뜻을 가진 낱말이다.
초기불교시대에는 부처가 ‘여래’를 복수형으로 많이 사용하였고, 윤회에서 해탈한 진인(眞人)에 대하여 제삼인칭 제삼자적으로 사용하였을 뿐, 제일인칭으로서 자신을 호칭할 때 여래라고 한 경우는 없었다. 불(佛)이라는 말도 당시 사람에게는 희귀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여래라는 말은 더욱 이상인(理想人)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었으며, 부처는 자기가 여래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도 삼가 하였는데, 후세에 여래와 불이 구별 없이 사용되어 아미타불을 아미타여래, 약사불(藥師佛)을 약사여래라고 부르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처에게 있는 공덕상(功德相)을 일컫는 명호를 여래십호(如來十號)라고 하여 대부분의 의식문(儀式文) 속에 이 여래십호를 넣어 외우도록 하였다. 이 여래십호는 여래의 열 가지 별칭이 되기 때문에 그것을 외우는 자체가 공덕이 있다고 본 것이다. 여래십호의 명칭과 뜻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 응공(應供): 여래는 진리와 상응한 이로서 능히 사람과 천인의 존경을 받고 공양을 받을 수 있는 이라는 뜻이다.
② 정변지(正遍知): 여래는 바르고 완전하게 진리를 깨달은 이라는 뜻이다.
③ 명행족(明行足): 여래는 천안통(天眼通)·숙명통(宿命通)·누진통(漏盡通) 등의 신통과 생각과 말과 행동이 온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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